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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야경에 심쿵! '궁중문화축전' 다녀왔어요

  • 등록일 2021-10-20
  • 작성자 관리자
팔도 특산품을 궁궐에서 만나는 궁중문화축전 '대동예(藝)지도' 전시
조선을 대표하는 궁궐 경복궁의 근정전
조선을 대표하는 궁궐 경복궁의 근정전 ⓒ조수연

조선 시대부터 찬란한 역사를 간직해 온 서울. 한양에서 경성으로, 다시 서울로 이름은 바뀌었지만, 600년 넘게 서울은 우리나라 수도로서 자리하고 있다. 서울 곳곳에선 여전히 조선 시대를 만날 수 있다. 경복궁과 창경궁, 창덕궁, 덕수궁, 경희궁 등 5개의 궁궐과 역대 왕들에게 제사를 지냈던 종묘, 한 해 농사를 위해 제사를 올렸던 사직단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에서도 조선 시대 법궁(法宮)이었던 경복궁은 서울을 찾는 관광객들이 반드시 둘러보고 가는 명소 중 한 곳이다. 현재 경복궁에서는 고궁의 정취와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이 준비한 ‘2021 궁중문화축전’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축제는 10월말까지 온라인에서 진행되지만 경복궁만 ‘팔도강산 대동예(藝)지도’와 ‘궁, 기록보관소’ 전시를 오프라인에서 만날 수 있다. 
가을 밤, 달빛 아래 궁중문화축전 경복궁 전시 특별 야간관람이 진행됐다.
가을 밤, 달빛 아래 궁중문화축전 경복궁 전시 특별 야간관람이 진행됐다. ⓒ조수연
궁중문화축전은 10월 31일까지 온라인과 경복궁(~10. 24.)에서 열린다.
궁중문화축전은 10월 31일까지 온라인과 경복궁(~10. 24.)에서 열린다. ⓒ조수연

두 전시는 경복궁 입장객은 모두 무료(경복궁 입장권은 별도)로 관람할 수 있다. 경복궁 전시기간인 10월 16일~24일 중 16일~20일까지는 경복궁 특별 야간관람도 진행된다. 궁중문화축전 홈페이지에서 사전예약 후 관람이 가능하지만 현재 매진됐다. 낮 시간에는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대동예지도' 전시는 근정문과 근정전, 수정전 등 곳곳에서 진행되며, '궁, 기록보관소' 전시는 근정전 인근에서 전시됐다.
대동예(藝)지도는 팔도강산에서 온 지역문화유산이 경복궁을 수놓는다.
대동예(藝)지도 전시. 팔도강산에서 온 지역문화유산이 경복궁을 수놓는다. ⓒ조수연

행사가 열린다는 반가운 소식에 야간관람 신청을 하고 경복궁을 찾았다. 먼저 대동예지도 전시를 관람했다. 근정문 우측에는 나주의 천연염색을 주제로 한 예술작품이 전시됐다. 나주는 우리나라 천연염색 문화를 대표하는 곳으로, 쪽에서 뽑아낸 푸른 물감이 근정문 앞마당을 물들였다. 쪽빛 천으로 만든 작품은 한 장의 그림 같았고, 천연염색을 활용한 우산 등 일상소품은 소장하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쏙 들었다.
나주의 천연염색 전시 '쪽빛 하늘을 담은 궁'
나주의 천연염색 전시 '쪽빛 하늘을 담은 궁' ⓒ조수연

수정전 앞 잔디는 달빛과 불빛이 어우러져 묘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백자들은 어두운 밤하늘을 밝게 비추는 보름달이 내려온 듯했고, 저 멀리 고층빌딩과 경복궁이 대비되면서, 마치 영화 <인터스텔라>처럼, 시공간을 자유롭게 여행하는 방랑자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수정전 앞 잔디 ‘보름달을 품은 궁’ 전시
수정전 앞 잔디 ‘보름달을 품은 궁’ 전시 ⓒ조수연

묘한 느낌을 받았던 백자를 지나 향긋한 냄새에 이끌려 발걸음을 옮겼다. 찾은 곳은 ‘차 향기 가득한 궁: 보성’이다. 보성은 천혜의 자연 조건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차 재배지다. 궁을 찾은 녹차밭은 차를 즐겨마셨던 궁궐의 여유와 풍류를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보성을 지나, 불빛에 몸을 맡겼다. 경회루 인근에서 아름다운 청사초롱들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이곳에선 ‘심쿵 쉼궁 : 진주’가 전시 중이다. 진주는 오천년 역사를 자랑하는 실크의 생산지로 국내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진주 실크로 만든 청사초롱이 셀 수 없이 밝게 비추고 있었다.
경회루 앞 ‘궁에서 심쿵쉼궁’은 셀 수 없이 많은 청사초롱이 관람객을 반긴다.
경회루 앞 ‘궁에서 심쿵쉼궁’은 셀 수 없이 많은 청사초롱이 관람객을 반긴다. ⓒ조수연

특히 경회루와의 조합도 잘 어울렸고, 따로 마련된 부스를 걷다 보니 청사초롱에 빨려 들어가는 것 같았다. 그만큼 아름다웠다. 아름답다는 말을 빼면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한눈에 숨이 턱 막히는 것 같은 놀라운 전시가 이어졌다. 
가을 밤하늘 아래, 고즈넉한 고궁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경회루의 자태
가을 밤하늘 아래, 고즈넉한 고궁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경회루의 자태 ⓒ조수연

그 외에 대동예지도는 오토바이를 타고 입궁한 제주 해녀들의 모습, 쭉쭉 뻗은 담양의 대나무로 만든 예술작품, 수십 번의 작업을 거쳐 탄생한 한지로 만든 꽃비 등 ‘팔도강산’이라는 콘셉트에 맞게 경복궁에서 전국을 대표하는 특산품과 이를 활용한 예술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궁, 기록보관소’는 사진과 수필, 영상, 그림 등으로 궁을 즐기는 색다른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제5호 궁능활용사업 시민공모전인 '궁을 즐기는 101가지 방법'에서 대상을 받은 작품부터 입선작까지 21가지 방법을 사진과 설명이 기록된 8개 큐브 구조물로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책 형태의 구조물 2개에는 영상으로 제작한 선정작이 공개된다.
궁, 기록보관소는 ‘궁에서 즐기는 101가지 방법’에서 당선된 21가지 사진과 설명을 감상할 수 있다.
궁, 기록보관소는 ‘궁에서 즐기는 101가지 방법’에서 당선된 21가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조수연

경복궁에서 열리는 궁중문화축전은 오는 24일까지 진행된다. 비교적 짧은 시간이지만, 이번 주말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면서 경복궁에서 가을 정취와 경복궁이 주는 아름다움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