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평도시유적전시관에서 5월 3일부터 7월 10일까지, 최근 종영한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 속 정조의 후궁 의빈 성씨(宜嬪 成氏)로 잘 알려진 성덕임(成德任)을 조명하는 전시 '성덕임 그리고 의빈 성씨 이야기'가 진행된다.
드라마와 소설에서 덕임은 정조의 후궁으로의 모습뿐 아니라, 글씨를 잘 쓰는 주체적인 궁녀로 등장해 인기를 얻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드라마와 소설로 회자 되었던 이야기를 사료와 유물을 통해 소개한다.
특히, 전시에서는 드라마 속 덕임이 필사했던 <곽장양문록(郭張兩門錄)> 완질이 최초로 전시된다.
<곽장양문록>은 ‘몽옥쌍봉연록(夢玉雙峰練錄)’ 후속편으로 작자·연대 미상의 고전소설이며, 중국 당나라 덕종~헌종 연간의 곽씨와 장씨 두 가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1773년(영조 49) 봄, 훗날 의빈 성씨가 되는 궁녀 성덕임을 비롯하여 정조의 두 여동생인 청연군주(淸衍郡主)와 청선군주(淸璿郡主) 등이 필사에 참여한 것으로 추측된다.
의빈 성씨와 정조 사이에는 문효세자와 딸이 있었으나, 딸은 일찍 사망했다. 문효세자마저도 1786년(정조 10)에 세상을 떠났고, 같은 해 의빈 또한 셋째 아이 임신 중 사망했다. 의빈의 후손이 남아있지 않은 현재, <곽장양문록>은 ‘의빈이 남긴 유일한 흔적’이다.
역사 속 의빈(宜嬪)에 대한 기록은 많지 않다. 실록과 일성록, 한중록 등에서 짧게 언급된 것이 전부다. 이번 전시에서는 얼마 남아있지 않은 왕의 여인인 의빈의 이야기와 왕실의 전문직이었던 궁녀 성덕임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특히, 남성 중심으로 서술됐던 역사 속에서 주체적으로 자신의 흔적을 남긴 여성으로서의 덕임을 바라보고자 했다.
전시에서는 드라마 속 덕임이 필사했던 <곽양장문록>, 덕임과 산(세손시절 정조)이 읽었던 <시경(詩經)> 등을 실제로 만나볼 수 있어, 소설과 드라마 속 여운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전시는 궁녀 성덕임의 흔적을 만나는 *1773년의 화창한 봄, 옷소매 끝동은 붉디 붉었네, 궁녀에서 왕의 여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은 *1782년 어느 날, 15년 기다림의 끝, 문효세자와 의빈의 죽음을 다룬 *1786년의 잔인한 봄, 역병이 한양을 휩쓸고, 왕이 남긴 기록 *1786년 스산한 겨울, 의빈을 떠나보내며 등으로 구성됐다.
5월 3일부터 7월 10일까지 공평도시유적전시관(종로구 우정국로 26 센트로폴리스 빌딩 지하 1층)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관람 시간은 평일 및 주말 모두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 공휴일을 제외한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문의: 서울역사박물관 공평도시유적전시관 02-724-0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