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 검색
문화정보
서울의 문화를 더 알고싶다면

한가위 <삼삼는소리>

  • 등록일 2021-10-20
  • 작성자 관리자





명절에 듣는 우리소리 : <삼삼는소리>


명절이 되면 모두들 먹고 노는 것이 일이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힘들게 일을 해야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요즘은 그나마 하지 않게 된 일이지만 여성들을 무던히도 괴롭혔던 일이 길쌈입니다. 고대의 역사서인 삼국사기에 보면, 신라에서는 한가위가 되면 여러 마을의 부녀자들을 모아 삼삼기 대회를 열었다는 기록이 있다고 합니다. 봄부터 한여름까지 삼을 재배해서 늦여름에 베어내 껍질을 벗겨 삼실을 만드는 과정이지요. 한반도에 목화가 널리 보급되기 전에는 주로 삼베를 짜서 옷을 해 입었기 때문에 생활에 필수적이었던 삼베길쌈을 나라에서 장려하고 촉진하려 했던 것입니다.


요즘에는 삼베옷을 입는 사람이 별로 없고 수의 정도로나 사용될 뿐이어서 삼베의 용도가 크게 줄어들었지만, 해방 전까지만 해도 기후가 차가워 목화 재배가 잘 되지 않는 산촌에서는 삼베길쌈을 많이 했습니다. 삼 농사는 오히려 서늘한 곳에서 잘 되기 때문에 산촌에서는 삼을 많이 재배해서 다른 곳에 팔기도 했습니다.


삼베길쌈 일 가운데 가장 오래 걸리는 지루한 일이 삼을 삼는 일이었습니다. 삼베를 베어 껍질을 벗기면 그 길이가 2~3미터 쯤 되는데, 껍질을 잘게 째어 실처럼 만든 다음 끝을 계속 이어붙여 긴 삼실 꾸러미를 만드는 과정이 삼을 삼는 일입니다. 삼실 양끝을 마주 겹쳐서 허벅지에 대고 손바닥으로 비비면 서로 꼬이면서 이어지는 것이지요.


삼삼기는 지루하기 짝이 없는 일이라, 여성들은 여럿이 모여 이야기도 하고 노래도 하면서 삼을 삼았습니다. 여성들이 여럿이 모여 삼을 삼는 사랑방은 삼베가 만들어지는 생산의 현장인 동시에 온갖 이야기와 노래가 펼쳐지는 문화 현장이기도 했던 것이지요.


경남 고성의 삼삼는소리 노랫말을 보면, 이웃사람 여럿이 모여 품앗이로 ‘두레삼’을 삼는 광경이 자세히 묘사되어 있는데요, 밤 늦도록 관솔불을 조명 삼아 노래를 해가며 삼을 삼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합니다. 노랫말 중에 ‘전짓다리’는 삼실을 한 올씩 빼내기 좋게 양쪽에 걸쳐놓는 삼실걸이를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