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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미풍에 살랑이고, 때로는 거센 바람에도 굽히지 않은 채 살아내며, 우리 삶이 마주하는 환희와 시련을 함께 노래한다."

청담 보자르갤러리는 오는 10월 11일부터 31일까지 종려나무를 일관된 모티프로 탐구해온 승연례 작가의 개인전 《나무, 바람, 그리고 여백》을 개최한다. 승연례 작가는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이건용 화백의 배우자이자 동료 작가로, 오랜 세월 서로의 작업세계를 존중하며 예술적 호흡을 이어왔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오랜 시간 구축해온 드로잉 회화의 세계를 집약적으로 선보이며, 동시대 회화가 품은 확장성과 치유의 힘을 환기한다.

작가는 2010년대 중반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창밖으로 마주한 야자수의 원초적 생명력에 매혹된 이후, 성경 속에서 존경과 기쁨, 승리와 번영의 상징으로 묘사되는 종려나무(Palm tree)를 일관된 조형적 모티프로 천착해왔다. 작가의 화면 속 종려나무는 존재가 역경을 견디며 생명을 이어가는 은유적 상징으로 자리한다. 작업 방식에서도 특유의 회화적 어법이 드러난다. 오일 파스텔을 매체로 삼아 반복되는 선의 중첩과 힘의 강약이 만들어내는 농담(濃淡)은 수묵화의 기운생동을 환기하며, 일필휘지(一筆揮之)의 과감함과 단호함을 닮아 대담하면서도 절제된 드로잉의 흔적을 남긴다. 그 속에는 역동성과 정적(靜寂)이 공존하는 리듬이 깃들어 있다. 특히 여백은 비어 있음에 머무르지 않고, 관람자의 기억과 감정을 담아낼 수 있는 사유의 공간으로 확장된다.

승연례 작가의 작품은 언제나 바람을 품은 나무의 형상으로 가득하지만, 그 표현 방식은 다채로운 색조 속에서 한층 깊어진다. 청명한 푸른빛에서부터 황혼을 물들이는 붉은 기운, 대지의 호흡을 닮은 갈색, 새싹의 생명력을 머금은 녹색에 이르기까지, 색채는 시간과 감정의 변주로 확장된다. 작품마다 색조의 차이에 따라, 서로 다른 정서를 띄며, 마치 계절의 흐름처럼 관람자의 감각과 정서를 자극한다.

 ※ 해당 행사 상세 정보는 상단의 '홈페이지 바로가기' 에서 참고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