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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체험

이현정 '사당의 하루-인생 수선공(사당역 10번 출구 구두 수선집)'

GATE 10 - 이현정 '사당의 하루-인생 수선공(사당역 10번 출구 구두 수선집)'

  • 영상출처
    동작문화재단
  • 등록일
    2021-12-02

※ 해당 영상 제공처에서 영상 서비스를 중단할 경우 감상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자막

사당동에서 하루를 보내는 수 많은 사람들의 소리를 이야기로 묶어 공연합니다.
Artist Talk
인생 수선공 - 사당역 10번 출구 구두 수선집

탕탕탕 삭삭 삭삭 탕탕탕 삭삭 삭삭
사당역 10번출구에서 왼쪽 길로 들어서면 하늘색과 민트색 그 중간 색으로 된
구두 수선집이 있습니다. 빨강 글씨로 이렇게 쓰여 있죠. 구. 두. 수. 선.
?드르륵 ~
아침 9시 오늘도 어김없이 구두 수선집 셔터문이 열립니다. 쭈우욱~
구두 수선집 사장님은 10대 때 서울로 올라오신 후, 서울역을 시작으로 명동을 거쳐
이곳 사당동까지 50년 동안 한 길만 걸으신 구두수선의 장인이십니다.
사당역에서는 71년부터 터전을 잡아 지금까지 이곳을 지키고 계십니다. 대단하십니다.

민수 : 저~ 안녕하세요~ 구두굽이 너무 닳아서요'
장인 : '네~'

구두 수선집에 온 젊은 청년은 밑창이 닳은 검정 구두를 사장님께 건네고
문 앞에 있는 조그마한 의자에 앉습니다.
사장님은 구두를 보시고 밑창을 재단하기 시작합니다.

?끼익 턱 하앗
사장님은 아무 말 없이 묵묵히 구두를 수선 하기 시작합니다.
젊은청년은 그 모습을 조용히 바라봅니다.

드센 고무를 자르는 사장님의 손 주름에서 강인함이 느껴집니다.
젊은 청년은 조용히 사장님의 손을 응시합니다. 손가락 힘을 많이 써서 그런지 관절 마디마디가 굵어진 손이 보입니다. 마치 오랜 시간 동안 해풍을 맞아도 쓰러지기는커녕 더욱더 단단해진 한 그루의 소나무처럼 말입니다. 젊은 청년은 눈길을 돌려 구두 수선집을 둘러봅니다.
구두를 닦는 약, 구두를 수선하기 위한 가위와 망치, 구두를 닦는 천 그리고 고무를 녹이는 부르스타. 여기 있는 모든 것들에게서 지나간 세월의 흔적이 느껴집니다.

민수 : 오래 일하셨나 봐요~
장인 : 50년 넘었지. 여기서는 40년 넘었나?!
민수 : (믿을 수 없다는 듯 화들짝 놀라며) 네?
장인 : 80세 넘었어요~
민수 : 네?! 80세 넘으셨어요?! 너무 동안이시고 정정하신데요?!'
장인 : 아침마다 1시간씩 운동해서 그래요~ 운동은 죽을 때까지 해야죠
젊은 청년은 다시금 아버님의 손을 바라봅니다.
민수 : 이 동네 사세요?
장인 : 여기서 살다가 손녀 봐주려고 3년 전에 용인으로 이사 갔어요. 젊은이는 결혼했어요?!
민수 : 아니요~ 눈에 들어 오는 사람이 없네요~
장인 : 눈이 높은가 보죠
민수 : 하하하 그런가 봐요~~

드르륵~
그때 한 손님이 구두 수선집에 들어옵니다.
그러고는 사장님 앞에 있는 좁은 의자에 앉아 신고 있던 운동화 한 짝을 건냅니다.
장인 : 네~
민수 : 먼저 하세요~ 저 시간 많아요~
장인 : 네~
사장님은 신발을 받으시고 한결같은 묵묵함으로 운동화를 수선하기 시작 합니다.
탕탕탕
낡은 운동화 뒤축엔 예전에 덧댄 고무가 보입니다.
낡아진 고무를 다시 떼시고 못을 박습니다.
탕탕탕
운동화 수선을 끝낸 사장님은
장인 : 1000원만 주세요.
손님 : 감사합니다.
손님은 1000원을 건네고 구두 수선집을 떠납니다.
젊은 청년은 순간 오고 가는 1000원에 너무 놀랍니다.
민수 : 사장님 너무 저렴한 거 아니에요?! 요즘 김밥도 천 원에 못 사 먹는데
장인 : 아~ 내가 전에 고친 거예요 그리고 돈이 많은 분이 아니니 저렴하게 받아도 돼요

청년은 사장님의 답변이 놀랐지만 내색하지 않고 잠시 생각을 합니다.
민수 : ‘나는 이럴 수 있을까? 50년... 이렇게 급변하는 세상에서 손해 안 보려고 바둥거리기만 했지. 늘 한결같이 이렇게 살 수 있을까? 한결같이.. 50년 동안…’
청년은 순간 한결같은 사장님의 모습에서 50년이라는 세월이 겸허하게 느껴집니다.

쓱쓱쓱 쓱쓱슥
사장님은 청년의 구두에 약을 바르시고 광을 내기 시작합니다.
민수 : 사장님 괜찮아요~ 광 안 내주셔도 돼요~ 어차피 싸구려라.
장인 : 싼 거든 비싼 거든 상관없어요. 어떻게 관리를 하느냐가 중요해요.
젊은 청년은 광이 난 구두를 신고 구두 수선집을 나섭니다.
민수 : 감사합니다.

또닥. 또닥. 또닥.
젊은 청년은 광이 나는 구두를 바라봅니다.
또닥. 또닥. 또닥.
왠지 모르게 청년은 방금 산 새 구두를 신는 것 마냥 힘차게 앞으로 걸어갑니다.

[2021 도시문화 LAB IN : GATE 10] - 청년예술인 이현정


사당의 하루 

우리가 지나쳤던 주변의 소리들,

그 소리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숨어있을까?

-

사당동의 서점-지금의 세상

사당동의 후암떡집

사당동의 한라슈퍼

사당동의 왕만두가게

사당동의 구두 수선집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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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당동에서 하루를 보내는 수 많은 사람들의 소리를 이야기로 묶어 공연합니다.

Artist Talk

인생 수선공 - 사당역 10번 출구 구두 수선집

탕탕탕 삭삭 삭삭 탕탕탕 삭삭 삭삭

사당역 10번출구에서 왼쪽 길로 들어서면 하늘색과 민트색 그 중간 색으로 된

구두 수선집이 있습니다. 빨강 글씨로 이렇게 쓰여 있죠. 구. 두.  수. 선.

?드르륵 ~

아침 9시 오늘도 어김없이 구두 수선집 셔터문이 열립니다. 쭈우욱~

구두 수선집 사장님은 10대 때 서울로 올라오신 후, 서울역을 시작으로 명동을 거쳐

이곳 사당동까지 50년 동안 한 길만 걸으신 구두수선의 장인이십니다.

사당역에서는 71년부터 터전을 잡아 지금까지 이곳을 지키고 계십니다. 대단하십니다.

민수 : 저~ 안녕하세요~ 구두굽이 너무 닳아서요'

장인 : '네~'

구두 수선집에 온 젊은 청년은 밑창이 닳은 검정 구두를 사장님께 건네고

문 앞에 있는 조그마한 의자에 앉습니다.

사장님은 구두를 보시고 밑창을 재단하기 시작합니다.


?끼익 턱 하앗

사장님은 아무 말 없이 묵묵히 구두를 수선 하기 시작합니다.

젊은청년은 그 모습을 조용히 바라봅니다.


드센 고무를 자르는 사장님의 손 주름에서 강인함이 느껴집니다.

젊은 청년은 조용히 사장님의 손을 응시합니다. 손가락 힘을 많이 써서 그런지 관절 마디마디가 굵어진 손이 보입니다. 마치 오랜 시간 동안 해풍을 맞아도 쓰러지기는커녕 더욱더 단단해진 한 그루의 소나무처럼 말입니다. 젊은 청년은 눈길을 돌려 구두 수선집을 둘러봅니다. 

구두를 닦는 약, 구두를 수선하기 위한 가위와 망치, 구두를 닦는 천 그리고 고무를 녹이는 부르스타. 여기 있는 모든 것들에게서 지나간 세월의 흔적이 느껴집니다.  

민수 : 오래 일하셨나 봐요~

장인 : 50년 넘었지. 여기서는 40년 넘었나?!

민수 : (믿을 수 없다는 듯 화들짝 놀라며) 네?

장인 : 80세 넘었어요~

민수 : 네?! 80세 넘으셨어요?! 너무 동안이시고 정정하신데요?!'

장인 : 아침마다 1시간씩 운동해서 그래요~ 운동은 죽을 때까지 해야죠

젊은 청년은 다시금 아버님의 손을 바라봅니다.

민수 : 이 동네 사세요?

장인 : 여기서 살다가 손녀 봐주려고 3년 전에 용인으로 이사 갔어요. 젊은이는 결혼했어요?!

민수 : 아니요~ 눈에 들어 오는 사람이 없네요~

장인 : 눈이 높은가 보죠

민수 : 하하하 그런가 봐요~~

드르륵~

그때 한 손님이 구두 수선집에 들어옵니다.

그러고는 사장님 앞에 있는 좁은 의자에 앉아 신고 있던 운동화 한 짝을 건냅니다.

장인 : 네~

민수 : 먼저 하세요~ 저 시간 많아요~

장인 : 네~

사장님은 신발을 받으시고 한결같은 묵묵함으로 운동화를 수선하기 시작 합니다.

탕탕탕

낡은 운동화 뒤축엔 예전에 덧댄 고무가 보입니다.

낡아진 고무를 다시 떼시고 못을 박습니다.

탕탕탕

운동화 수선을 끝낸 사장님은

장인 : 1000원만 주세요.

손님 : 감사합니다.

손님은 1000원을 건네고 구두 수선집을 떠납니다.

젊은 청년은 순간 오고 가는 1000원에 너무 놀랍니다.

민수 : 사장님 너무 저렴한 거 아니에요?! 요즘 김밥도 천 원에 못 사 먹는데

장인 : 아~ 내가 전에 고친 거예요 그리고 돈이 많은 분이 아니니 저렴하게 받아도 돼요

청년은 사장님의 답변이 놀랐지만 내색하지 않고 잠시 생각을 합니다.

민수 : ‘나는 이럴 수 있을까? 50년... 이렇게 급변하는 세상에서 손해 안 보려고 바둥거리기만 했지. 늘 한결같이 이렇게 살 수 있을까? 한결같이.. 50년 동안…’

청년은 순간 한결같은 사장님의 모습에서 50년이라는 세월이 겸허하게 느껴집니다.    

쓱쓱쓱  쓱쓱슥

사장님은 청년의 구두에 약을 바르시고 광을 내기 시작합니다.

민수 : 사장님 괜찮아요~ 광 안 내주셔도 돼요~ 어차피 싸구려라.

장인 : 싼 거든 비싼 거든 상관없어요. 어떻게 관리를 하느냐가 중요해요.

젊은 청년은 광이 난 구두를 신고 구두 수선집을 나섭니다.

민수 : 감사합니다.

또닥. 또닥. 또닥.

젊은 청년은 광이 나는 구두를 바라봅니다.

또닥. 또닥. 또닥.

왠지 모르게 청년은 방금 산 새 구두를 신는 것 마냥 힘차게 앞으로 걸어갑니다.


2021 도시문화 LAB IN : GATE 10 

'GATE 10 '은 다양한 도시 씬(Scene) [①예술 클러스터, ②소비 클러스터, ③주거 클러스터] 이 존재하는 사당 지역 특수성과 연계한 청년예술창작활동 지원 사업입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청년예술인 5인을 선정하여, 그들의 시각으로  바라본 '사당'의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창의적이고 색다른 프로젝트를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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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yrightⓒ 2021 Dongjak Foundation for Arts and 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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