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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소매 붉은 끝동' 속 성덕임의 흔적 따라 걷는 여행

  • 등록일 2022-05-12 00:00
  • 작성자 관리자
‘성덕임 그리고 의빈 성씨 이야기’ 전시, 성덕임의 삶과 관련된 여러 유물과 기록을 담아놓은 작지만 알찬 전시 ⓒ이정규
‘성덕임 그리고 의빈 성씨 이야기’ 전시, 성덕임의 삶과 관련된 여러 유물과 기록을 담아놓은 작지만 알찬 전시 ⓒ이정규


전시로 만나는 정조의 후궁 의빈 성씨, '성덕임'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의 역사적 인물인 성덕임은 조선의 여인 중 자신의 성과 이름을 오롯이 남긴 몇 안 되는 인물이다. 1753년(영조 29년)에 태어나 1786년(정조 10년)에 세상을 떠났으니 불과 33년의 짧은 생을 살았다. 정조의 청혼을 두 번이나 거절하며 궁녀로서 주체적인 삶을 살고자 한 그녀의 삶은 극적이면서도 후대인들에게 울림을 주는 면이 있다.


드라마가 종영된 지도 시간이 꽤나 지났지만, 다시금 성덕임을 떠올리는 이유는 그녀에 대한 작은 전시회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공평도시유적전시관에서 오는 7월 10일까지 개최되는 ‘성덕임 그리고 의빈 성씨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다. ☞[관련기사] '옷소매 붉은 끝동' 속 성덕임을 박물관에서 만나요!


궁녀 성덕임의 흔적은 그녀가 국문소설 ‘곽장양문록(郭張兩門錄)’을 필사함으로써 세상에 최초로 드러난다. 정조의 두 여동생 및 다른 궁녀 동무들과 필사한 것으로 드라마에서도 중요한 에피소드로 등장한다.


의빈 성씨와 정조 사이에 첫 아들로 태어난 문효세자는 창덕궁 연화당에서 태어났다고 한다(정조 6년). 이에 정조는 문효세자를 위해 창덕궁에 중희당을 지었고 그곳에서 왕세자 책봉 예식을 거행했다. 하지만 문효세자는 어린 나이에 홍역으로 세상을 떠나고 만다(정조 10년). 의빈 성씨 역시 아들을 잃은 후 병세가 심해져 같은 해에 창덕궁 중희당에서 눈을 감는다.


궁녀 성덕임이 필사한 ‘곽장양문록’ 페이지. 하단에 ‘의빈 글씨’라고 적혀 있는 종이가 붙어있다 ⓒ이정규
궁녀 성덕임이 필사한 ‘곽장양문록’ 페이지. 하단에 ‘의빈 글씨’라고 적혀 있는 종이가 붙어있다 ⓒ이정규
곽장양문록은 필사자의 이름이 등장하는 것 외에도 현전하는 최고의 한글 필사 소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한다 ⓒ이정규
곽장양문록은 필사자의 이름이 등장하는 것 외에도 현전하는 최고의 한글 필사 소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한다 ⓒ이정규
드라마에서 덕임과 세손이 미닫이문을 사이에 두고 읊조리던 ‘시경’에 실린 패나라 노래 ‘북풍’에 대한 자료도 전시되어 있다 ⓒ이정규
드라마에서 덕임과 세손이 미닫이문을 사이에 두고 읊조리던 ‘시경’에 실린 패나라 노래 ‘북풍’에 대한 자료도 전시되어 있다 ⓒ이정규

성덕임의 흔적을 찾아 나선 길, 봄날의 고궁을 거닐다!

전시를 보고 난 필자는 창덕궁 연화당과 중희당을 직접 보고 싶은 바람이 생겼다. 하지만 창덕궁 지도를 아무리 살펴봐도 연화당과 중희당은 보이질 않는다. 때문에 필자는 '동궐도'가 전시되어 있는 경복궁 내 국립고궁박물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동궐도'는 창덕궁과 창경궁의 전체 모습을 그린 큰 그림으로 1828년에서 1830년 사이에 도화서 화원들이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연화당은 의빈 성씨의 처소로 추정되는데, 정조가 집무를 보던 선정전이나 희정당과는 매우 가깝다. 의빈에 대한 정조의 사랑이 지극했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연화당은 대청과 툇마루, 작은 마당이 있었고 담장이 쳐져 있어 다소 감추어진 공간을 이루었다고 한다. 중희당은 동궁의 중심 전각이었으며 높은 기단 위에 지어진 웅장하고 위풍당당한 모습이었다.

이제 창덕궁으로 걸음을 옮겨보자. 선정전은 왕이 집무를 보던 편전이고, 희정당은 원래 왕의 침전이었으나 조선 후기로 오면서 편전으로 사용되었다. 지금의 희정당은 이전 건물이 1917년 화재로 소실되면서 1920년에 새로 지은 것이다. 동궐도에 그려진 희정당과는 이름만 같을 뿐 모양이나 구조가 완전히 다른 건물이다. 특히 출입문 부분에 포치(porch)를 설치하여 자동차로 출입문 앞까지 진입할 수 있도록 하였는데, 이는 전통 한옥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구조이다. 동궐도의 그림으로 미루어보면 연화당은 지금의 선정전과 희정당 사이 어디쯤인가에 위치했을 성싶다.

의빈 성씨가 눈을 감은 중희당은 어디쯤이었을까. 후원으로 가는 넓은 길에 접해 있는 삼삼와(6각 누각) 및 승화루도 사진에 담았다. 바로 이들 전각 앞의 넓은 길이 중희당이 있던 곳이다. 중희당, 삼삼와, 승화루, 성정각 등이 왕세자의 거처인 동궁을 이루었으며, 중희당은 동궁에서 정당의 역할을 하였고, 다른 전각들은 서재와 서고 등 왕세자가 학문을 연마하던 곳이었다.

동궐도의 복제도. 동궐도는 동궐(창덕궁과 창경궁)이 가장 번성했던 시절을 기록한 그림으로 실제 모습을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어 궁궐연구와 복원작업에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동궐도에서 창덕궁 연화당과 중희당이 그려진 부분만 촬영하여 필자가 전각 이름을 붙여 넣었다 ⓒ이정규
동궐도의 복제도. 동궐도는 동궐(창덕궁과 창경궁)이 가장 번성했던 시절을 기록한 그림으로 실제 모습을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어 궁궐연구와 복원작업에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동궐도에서 창덕궁 연화당과 중희당이 그려진 부분만 촬영하여 필자가 전각 이름을 붙여 넣었다 ⓒ이정규
소나무 왼쪽에 청기와가 올려진 건물이 선정전이고 그 앞이 선정문이다. 소나무 오른쪽의 건물이 희정당인데 사진에 보이는 것은 희정당 전각에 연결된 부속채이며 희정당 전각은 부속채 너머에 있다 ⓒ이정규
소나무 왼쪽에 청기와가 올려진 건물이 선정전이고 그 앞이 선정문이다. 소나무 오른쪽의 건물이 희정당인데 사진에 보이는 것은 희정당 전각에 연결된 부속채이며 희정당 전각은 부속채 너머에 있다 ⓒ이정규
6각 누각인 삼삼와 및 승화루의 모습. 동궐도의 모습대로 남아 있다. 이들 전각 앞의 넓은 길이 중희당이 있던 곳이다 ⓒ이정규
6각 누각인 삼삼와 및 승화루의 모습. 동궐도의 모습대로 남아 있다. 이들 전각 앞의 넓은 길이 중희당이 있던 곳이다 ⓒ이정규

'옷소매 붉은 끝동' 속 정조와 의빈 성씨가 함께 거닐던 이곳!

‘옷소매 붉은 끝동’을 보면 창덕궁 후원에서 촬영한 장면이 여럿 나온다. 창덕궁 후원이 왕실의 정원이었음을 생각한다면 비단 드라마에서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정조와 의빈 성씨가 함께 거닐며 오붓한 시간을 가지지 않았을까. 아래 사진은 후원의 첫 번째 정원인 부용지 권역이다. 드라마에선 영조와 세손이 함께 낚시를 하던 장면에 등장한다. 실제로도 정조는 부용지에 배를 띄워 낚시를 하기도 했다고 한다. 3단 화계 위에 우뚝 솟은 2층 누각은 정조 때 지어진 주합루이며 왕실 도서관인 규장각으로 사용되었다.

부용지 다음으로 만나는 곳은 애련지이다. 드라마에선 궁녀 성덕임(이세영 분)이 동무들과의 소풍에서 세손을 사모한다는 말을 한 것을 세손(이준호 분)이 우연히 엿듣고선 몰래 빠져 나와 착각 속에서 혼자 좋아 어쩔 줄 몰라 하는 코믹한 장면이 바로 이곳이다. ‘애련’이라는 말은 연꽃을 사랑한다는 의미로 숙종이 지은 이름이다.

애련지 다음은 관람지 권역이다.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는 중전이 시종들을 거느리고 관람정에서 경치를 바라보는 장면으로 등장한다. 또한 궁녀 성덕임이 다른 궁녀와 이야기하며 걸어가는 장면에도 등장한다. 관람정은 보기 드문 부채꼴 모양의 정자로 배 모양을 연상케 한다. 닻줄 ‘람’자가 이름에 들어있는데 마치 뱃놀이를 하듯 풍경을 즐기는 기분이 든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창덕궁 후원의 첫 번째 정원인 부용지의 모습. 우뚝 솟은 주합루의 모습이 당당하다 ⓒ이정규
창덕궁 후원의 첫 번째 정원인 부용지의 모습. 우뚝 솟은 주합루의 모습이 당당하다 ⓒ이정규
네모난 연못 부용지 안에는 동그란 조그만 섬도 조성되어 있다. ‘부용’은 연꽃을 뜻하는데 사진 왼편에 보이는 정자가 연꽃이 활짝 핀 모양으로 지어진 부용정이다 ⓒ이정규
네모난 연못 부용지 안에는 동그란 조그만 섬도 조성되어 있다. ‘부용’은 연꽃을 뜻하는데 사진 왼편에 보이는 정자가 연꽃이 활짝 핀 모양으로 지어진 부용정이다 ⓒ이정규
창덕궁 후원 애련지 권역의 모습. 좌측 배경에 있는 정자가 애련정이다 ⓒ이정규
창덕궁 후원 애련지 권역의 모습. 좌측 배경에 있는 정자가 애련정이다 ⓒ이정규
관람지와 관람정의 모습. 관람지는 흡사 한반도의 모습을 닮았다 ⓒ이정규
관람지와 관람정의 모습. 관람지는 흡사 한반도의 모습을 닮았다 ⓒ이정규
관람정에서 바라본 후원의 풍경 ⓒ이정규
관람정에서 바라본 후원의 풍경 ⓒ이정규
창경궁 영춘헌과 집복헌의 모습. 집복헌은 후궁의 생활공간이었다 ⓒ이정규
창경궁 영춘헌과 집복헌의 모습. 집복헌은 후궁의 생활공간이었다 ⓒ이정규
영춘헌 내부는 평상시에는 개방되지 않는다. 사진은 2016년 '궁중문화축전'에 참여해 찍은 사진으로, 정조의 서화취미를 주제로 한 전시회가 열렸을 때 영춘헌의 한 방에서 안뜰을 바라보며 찍은 것이다. 정조는 영춘헌에서 독서를 즐겼다고 한다 ⓒ이정규
영춘헌 내부는 평상시에는 개방되지 않는다. 사진은 2016년 '궁중문화축전'에 참여해 찍은 사진으로, 정조의 서화취미를 주제로 한 전시회가 열렸을 때 영춘헌의 한 방에서 안뜰을 바라보며 찍은 것이다. 정조는 영춘헌에서 독서를 즐겼다고 한다 ⓒ이정규

'성덕임 그리고 의빈 성씨 이야기'

○ 장소 : 공평도시유적전시관 (서울시 종로구 우정국로 26, 센트로폴리스 지하 1층)
○ 기간 : 2022년 5월 3일 ~ 7월 10일
○ 관람료 : 무료
○ 문의 : 02-724-0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