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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궁궐에서 펼쳐지는 신나는 축제, 궁중문화축전 함께해요!

  • 등록일 2022-05-16
  • 작성자 관리자

5월 22일까지 5대 궁궐과 종묘, 사직단에서 다양한 프로그램과 함께 열려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인해 제한적으로 열렸던 궁중문화축전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다시 시작되었다. 올해 궁중문화축전은 지난 5월 10일, 경복궁 흥례문 광장에서 열린 개막제를 시작으로 오는 5월 22일까지, 다양한 행사와 축제, 프로그램으로 시민을 만나고 있다.


청덕궁에서 진행된 궁중문화축전 '구나행(驅儺行)-흑호 납시오!' 퍼레이드
청덕궁에서 진행된 궁중문화축전 '구나행(驅儺行)-흑호 납시오!' 퍼레이드 조송연


궁중문화축전은 2015년 우리 궁궐을 더욱 깊이 보고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시작하여 올해 8회째를 맞이했다. 올해는 서울의 5대 궁궐(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경희궁)과 역대 왕과 왕비의 신위를 모시고 제사하던 사당 종묘, 땅과 곡식의 신에게 제사를 올리던 사직단 등 총 7개 지역에서 열리며 온라인으로도 만나볼 수  있다.


서울시민이라면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궁중문화축전은 왕이 거닐던 공간을 가족에게는 추억을 만드는 나들이 장소로, 연인과 친구들에게는 사진 속 이야기거리로, 여행자에게는 서울을 기억하는 공간으로 만들어주고 있다. 궁중문화축전이 시작된 첫 번째 주말에 조선의 건국 이념이 담긴 법궁(法宮) 경복궁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창덕궁을 다녀왔다.


경복궁 광화문과 흥례문에서 거행된 경복궁 수문장 교대의식
경복궁 광화문과 흥례문에서 거행된 경복궁 수문장 교대의식 조송연

2022년 봄, 경복궁에서 열린 궁중문화축전

먼저 찾은 경복궁은 궁중문화축전 기간 동안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는데, 사전예약을 제외한 행사로는 경복궁 수문장 교대의식, 궁궐 속 쉼터 ‘쉼쿵쉼궁-경복궁’, 교태전 전승공예품 전시 ‘왕후의 정원’이 볼만하다.

경복궁 수문장 교대의식을 하는 수문장은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 사대문인 흥인지문, 숭례문 등 도성과 궁궐의 문을 지키는 책임자였다. 특히 경복궁은 조선시대 법궁으로 중요시됐는데 초창기 수문장은 국왕이 직접 낙점할 정도로 국왕의 신임을 받아야만 했다. 지금의 경복궁 수문장 교대의식은 과거의 행사를 재현한 것으로 약 20분 동안 진행된다.

경복궁 수문장 교대의식 행사
경복궁 수문장 교대의식 행사 조송연

궁중문화축전을 찾은 시민들은 신기한 듯 수문장 교대의식을 지켜봤는데, 한 시민은 “광화문을 지키는 모습이 늠름하다”며 “코로나19가 풀려 외국인 관광객이 들어오면 정말 좋아할 것 같다”고 전했다. 궁중문화축전 기간 경복궁 관람은 무료다. 따라서 입장권을 구매하고 들어갈 필요가 없어 바로 입장했다. 근정문을 지나 경복궁 근정전으로 들어왔다. 근정전에는 선조들의 과학을 살펴볼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조선시대 '조정'이라 할 수 있는 경복궁 근정전
조선시대 '조정'이라 할 수 있는 경복궁 근정전 ⓒ조송연

조선시대 임금이 나라의 정치를 신하들과 의논하거나 집행하는 장소인 '조정'이라고 할 수 있는 ‘근정전’ 앞에는 여러 벼슬자리에 대하여 등급을 매긴 품계석이 놓여 있다. 그런데 정1품부터 종6품까지의 품계석과 근정전의 바닥돌은 울퉁불퉁하게 조성되어 있다. 왜 이렇게 울퉁불퉁하게 돌을 놓았을까? 여기에는 3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는 빗물을 빨리 빠지게 하기 위해서다. 둘째는 신하들이 걸을 때 울퉁불퉁한 돌에 걸려 넘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고개를 숙이며 걸을 수 밖에 없는데, 이로 인해 절로 임금에게 머리를 숙이게 하기 위해서다. 셋째는 과학의 논리가 숨어있는데 햇빛이 강한 날, 난반사를 유도하기 위함이다.

또한, 정2품 옆에는 고리 하나가 달려 있다. 이 고리는 햇빛을 가려주는 가림막을 설치할 때 필요하다. 즉, 오늘날 장관, 차관, 본부장, 육군 대장, 도지사 급인 정2품까지는 햇빛을 피할 수 있었던 셈이다. 문득 ‘억울하면 출세하라’ 말이 생각났다.

품계석과 고리, 울퉁불퉁한 돌 모두 우리 조상들의 과학과 해학이 녹아 있다.
품계석과 고리, 울퉁불퉁한 돌 모두 우리 조상들의 과학과 해학이 녹아 있다. 조송연

근정전에는 임금의 이야기가 숨겨 있다. 이곳에는 '월대'라 불리는 돌계단이 두 개가 있다. 안쪽의 상월대는 천무, 백호, 주작, 현무 등 사방신이 있고, 상월대 나머지 기둥과 하월대는 십이지신이 있다. 사방신은 동서남북을, 십이지신은 시간을 표현한다. 조선시대 왕은 시간과 공간의 책임자였다.

근정전 내부와 일월오봉도
근정전 내부와 일월오봉도 조송연

경복궁 속 연회를 책임졌던 경회루로 발길을 돌리면 한눈에 봐도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다운 공간을 만나게 된다. 여기는 외국 사신 접대를 위한 공간으로도 쓰였는데, 과거에는 높은 담으로 둘러싸여 있어 임금의 허락을 받은 이들만 올 수 있었다고 한다. 조선시대 연산군 때 이곳 경회루에서 기생조직인 '흥청'과 함께 음주가무를 즐겼다는데, 백성이 이러한 모습을 보고 ‘조선이 망하게 생겼다’라고 걱정한 데에서 기인하여 '흥청망청(興淸亡淸)'이라는 말이 생겼다고 한다.

경회루 옆에는 궁중문화축전을 맞아 포토존을 만들어 놓았다.
경회루 옆에는 궁중문화축전을 맞아 포토존을 만들어 놓았다. 조송연

그 외에 임금의 침전인 강녕전, 중전의 침전인 교태전과 세자를 위한 공간 동궁을 뒤로 하고, 2km 정도 떨어져 있는 창덕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5대 궁궐 중 유일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창덕궁. 창덕궁은 창건 당시(1405년)와 대한제국 시기인 19세기 후반에 지은 건축물 등 15세기부터 19세기까지의 건축 양식이 비교적 잘 보존돼 있다. 또한 창덕궁의 백미인 ‘후원’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좋은 분위기 있는 포토존은 교태전 옆에 마련되어 있다.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좋은 분위기 있는 포토존은 교태전 옆에 마련되어 있다. 조송연

‘구나행(驅儺行)-흑호 납시오!’, 창덕궁의 궁중문화축전

창덕궁 정문인 돈화문에는 ‘구나행(驅儺行)-흑호 납시오!’ 퍼레이드가 한창이었다. 섣달그믐날 궁중·관아·민간에서 가면을 쓴 사람들이 귀신을 몰아내던 전통 의식 '나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는데, 벽사 의식(귀신을 물리치는 의식)으로 일상 회복의 바람을 담아냈다. 특히 북청사자와 함께 '궁중문화축전 구나행(驅儺行)-흑호 납시오!'라는 문구가 담긴 깃발을 흔들 때면 시민들은 함성으로 보답했다. 그동안 영상으로만 보고 실제로는 처음 본 '북청사자 놀음'도 흥미진진했다.


창덕궁 정문, 돈화문에서 펼쳐진 ‘구나행(驅儺行)-흑호 납시오!’
창덕궁 정문, 돈화문에서 펼쳐진 ‘구나행(驅儺行)-흑호 납시오!’ 조송연
깃발을 흔들 때 시민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깃발을 흔들 때 시민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조송연


창덕궁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라 궁중문화축전 기간에도 1인 3,000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었다. 다만, 만 24세 이하와 65세 이상, 군인과 한복을 입은 사람은 무료로 입장했다. 창덕궁은 경복궁 다음으로 지어졌고, 창건 당시의 모습도 갖추고 있었다.


창덕궁의 정전인 인정전은 순조 3년, 1803년에 화재로 소실돼 다시 중건했다. 따라서 구조와 양식을 비롯하여 단청 장식에 이르기까지 모두 조선 후기 건축을 대표하고 있는데, 인정전과 경복궁 근정전은 차이가 있다.


1803년 화재로 소실됐다가 다시 중건된 창덕궁 인정전
1803년 화재로 소실됐다가 다시 중건된 창덕궁 인정전 조송연

바로 황제를 상징하는 황금색 도색과 인정전 위측에 오얏꽃 문양이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이는 1897년,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 황제의 자리에 올랐기 때문으로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정전으로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창덕궁 인정전 내부는 황금색 도색돼 있다. 황제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창덕궁 인정전 내부는 황금색으로 도색돼 있다. 황제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조송연

무엇보다 창덕궁의 백미는 바로 '후원(後苑)'이다. 창덕궁 후원은 <조선왕조실록>에 등장했는데, 명칭은 ‘후원’이 가장 많고 이외에도 ‘금원(禁苑)’, ‘북원(北苑)’ 등이 있다. ‘금원’은 ‘아무나 못 들어가는 정원’이라는 의미이고 ‘북원’은 ‘궁궐 북쪽의 정원’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이 정원의 이름을 두고 갑론을박이 꽤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 한동안 이 정원을 칭했던 이름은 ‘비밀의 정원’이라는 뜻의 ‘비원(秘苑)’이기도 했다. 이름이야 어찌 됐든, 후원은 현재도 입장이 까다롭다. 


후원의 백미, 부용지와 부용정 전경
후원의 백미, 부용지와 부용정 전경 조송연

후원은 특별관람, '창덕궁 달빛기행' 등에서만 열렸는데, 이번 궁중문화축전으로 창덕궁 후원이 열렸다. 축전 기간까지 한 타임당 현장 30명, 예약 20명씩 받고 있다. 따라서 후원은 덕수궁 관람시 반드시 가봐야 할 필수코스라고 할 수 있다.

후원 매표소에서 티켓을 발급 받고, 완만한 언덕을 넘으면 연꽃을 의미하는 연못 ‘부용지’가 보인다. '창덕궁 달빛기행' 때, 나오는 단골 사진이기도 한 이 곳은 네모난 연못 가운데 소나무가 인상적인 동그란 섬이 있다. 1792년에 정조는 이곳을 '부용정'으로 이름을 명명했고, 시를 짓고 읊었다. 때로는 꽃구경과 낚시를 하며 스트레스를 풀기도 했다. 순조는 문무 신하들의 시예를 겨루게 했는데, 후원은 단순히 왕의 휴식공간을 넘어 과거 시험이 열리기도 했고, 왕과 중전이 백성들의 삶을 체험하고자 농사를 짓기도 했다.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후원 풍경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후원 풍경 조송연

후원까지 모두 관람하면 창덕궁 관람은 모두 끝난다. 하지만 아직 3개의 궁궐이 남아 있다. 성종이 효심으로 지었던 여성의 공간 창경궁과 고종 황제의 빛바랜 꿈이 남아있는 덕수궁, 궁궐은 작지만 유사시 왕이 피난할 수 있는 공간인 경희궁에서도 궁중문화축전이 진행된다. 지금, 서울의 한복판이자 뿌리인 궁궐에서 신나는 축제 한마당이 펼쳐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해제되었지만 마스크와 방역수칙을 잘 준수하면서, 화창한 봄날을 궁궐에서 만끽해보자!

궁중문화축전 기간 동안 운영되는 안내데스크
궁중문화축전 기간 동안 운영되는 안내데스크 조송연

2022 봄 궁중문화축전

○ 행사기간 : 5월 10일~22일
○ 지역 : 경복궁, 덕수궁, 창덕궁, 경희궁, 창경국, 종묘, 사직단 및 온라인
문의 : 02-3210-46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