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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꽃향기 가득한 이 마을은 어디? 정원페스티벌 참관기

  • 등록일 2022-05-23
  • 작성자 관리자
정원페스티벌을 위해 집집마다 대문을 활짝 열었다.
정원페스티벌을 위해 집집마다 대문을 활짝 열었다. ⓒ김수정

조선 태조 이성계의 계비 신덕왕후 강 씨의 능, 정릉 옆에 있는 작은 마을 교수단지. 집집마다 활짝 문이 열렸다. 제11회 정원페스티벌 ‘정원이 들려주는 소리’를 위해서다. 마을 주민들이 마음을 모아 공동체를 이루고 매년 축제를 통해 꽃을 심어 가꾼 정원을 개방하여 서로 소통하는 자리다. 마을공동체 정릉마실이 주관하고, 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에서 지원했다. 

정원이 예쁘게 꾸며진 교수단지의 근현대식 주택
정원이 예쁘게 꾸며진 교수단지의 근현대식 주택 ⓒ김수정

교수단지라는 말 그대로 이곳은 교수들이 많이 살던 곳이다. 원래 이 일대는 정릉의 능 구역으로 문화재보호지역이었으나, 1965년 서울대 교수들이 주거 확보를 위해 허가를 받으면서 주택단지로 조성했다. 민간 주택조합이 결성되어 개발된 첫 사례이다. 조성 당시 200여 가구가 살았는데, 현재는 420여 가구가 거주하고 있고 예전에 입주한 사람은 대부분 이사했다. 거주하는 사람들은 달라졌지만, 정원이 조성된 집들은 한국의 근대화된 주택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 건축사적으로도 가치가 높은 곳이다. 

골목을 누비며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
골목을 누비며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 ⓒ김수정

2022년 5월 13일과 14일 정원페스티벌이 진행돼 꽃놀이하러 갔다. 교수단지에 도착하니 초록색 조끼를 입은 진행요원들이 어디로 가야 할지 길을 안내해준다. 골목골목 돌아다녀도 길을 잃을 염려가 없다. 골목 곳곳이 사람 반, 꽃 반이다. 작은 마을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축제를 즐기러 찾아왔다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정원에 테이블이 마련돼 있다.
정원에 테이블이 마련돼 있다. ⓒ김수정

쌈지정원, 돌멩이들의 수다, 금낭화뜨락, 뜰사랑, 목화향기, 매화향기, 하모니정원, 행복한뜰, 도도화정원, 도란도란정원, 담쟁이정원 등 13개의 오픈 정원과 프리마켓, 옥상공방, 아이들의 놀이터, 재미난 공작소 전시 등 즐길거리도 함께 했다. 축제하면 빼놓을 수 없는 먹거리도 준비돼 있다. 정원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따끈한 부침개와 함께 차를 마시는 모습이 한 폭의 그림 같다. 정원에는 쉬어갈 수 있게끔 탁자가 마련된 곳도 많다. 

현관문까지 열고 손님을 맞이하는 집
현관문까지 열고 손님을 맞이하는 집 ⓒ김수정

대문을 활짝 열고 손님을 맞이하는 정원지기들이 1년 동안 곱게 가꾼 꽃을 소개하는 모습에 자부심이 느껴졌다. 대문만 활짝 연 것이 아니라 현관문까지 활짝 열고 마을의 사랑방처럼 손님을 맞이하는 모습에서는 꽃을 가꾸듯 마을을 가꾸고 이웃과 소통하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정원은 담장 안에만 있진 않다. 담장 밖 작은 공터에 꽃을 심어 아기자기하게 꾸민 한 평 정원도 만날 수 있다. 한 평의 땅도 버려두지 않고 지나는 사람들에게 향기를 선사한다. 

담장 밖도 화분으로 예쁘게 꾸몄다.
담장 밖도 화분으로 예쁘게 꾸몄다. ⓒ김수정

문화재보호지역에 들어서게 된 마을이지만, 집집마다 아름다운 정원을 함께 조성하여 정릉의 운치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담장 안의 예쁜 정원은 1년 후에 만날 수 있지만, 한 평 정원과 함께 집 주변 화분들이 마을의 향기를 뽐내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정릉과 함께 봄나들이하러 가기 좋은 곳이다. 

집 앞에 걸려 있는 시 '눈부신 날'
집 앞에 걸려 있는 시 '눈부신 날' ⓒ김수정


정릉 교수단지


○ 위치 : 서울 성북 북악산로5길, 아리랑로19다길 일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