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십리 근처 버스 정류장 중 촬영소사거리라는 정류장이 있다. 필자는 왜 이런 이름이 붙었는지 궁금했는데, 1960년대 한국영화 촬영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곳이라고 한다. 동대문구는 촬영소사거리 부근 답십리종합영화촬영소 일대의 역사적 상징성을 보존하고자 지난 6월 28일 ‘답십리영화미디어아트센터’를 개관했다.
동대문구 ‘영화의 거리’ 사업 중 하나로 만들어진 답십리영화미디어아트센터는 지하 1층~지상 3층에 영화전시관과 상영관을 비롯한 다양한 영화·미디어 체험공간을 갖추었다. 한국영화사를 비롯한 답십리종합영화촬영소의 역사적 가치 계승, 영화· 미디어예술 향유와 지역 주민들의 소통을 위한 공간을 조성했다.
1층에는 영화전시관, 기획전시실, 영화상영관이 위치하고 있다. 영화전시관은 한국영화사를 비롯하여 지금은 없어졌지만 1960~70년대 영화 촬영이 활발했던 답십리종합영화촬영소의 역사를 알 수 있는 뜻깊은 공간이다. 답십리종합영화촬영소를 모형으로 재현해 두었으며, 연대별 한국영화, 영화감독, 영화인을 스크린을 통해 찾아볼 수 있다.
기획전시실에서는 다양한 문화예술 전시가 진행되며, 현재는 동대문구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여기, 다시 시작된 청춘의 시절: 옛 동대문을 만나다>가 열리고 있다. 동대문구에 대한 소개와 청량리역, 청량리광장, 청량리시장, 서울약령시, 시대극장, 답십리극장, 대왕극장 등의 어제와 오늘을 보여준다.
영화상영관은 77석 규모의 상영관으로 영화 상영, 강연 및 행사가 이루어진다. 휴관일인 월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하고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매일 10시와 14시에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8월 29일부터 9월 11일까지 서부영화특별전이 열리고 있는데, 극장에서 보기 힘든 서부영화의 고전 <내일을 향해 쏴라>도 무료 관람할 수 있다. 신규 시간표는 매주 둘째 주, 넷째 주 목요일 5시 전후로 2주일씩 공개된다.
2층에는 시네마 스튜디오와 가상 스튜디오가 있다. 시네마 스튜디오에는 영화 촬영 현장을 체험할 수 있는 세트장이 구비되어 있다. 우주선, 병원 수술실, 조선 시대 궁내부, 영화 <기생충>과 같은 반지하 세트장이 있어 영화 촬영을 배우며 한국영화 명장면을 체험해 볼 수도 있다.
가상 스튜디오는 화면 합성 기술, 즉 CG 합성 체험을 해 볼 수 있는 크로마키 스크린이 설치된 공간이다. <어벤져스>, <스파이더맨>과 같은 영화의 특수효과와 기상 캐스터의 날씨 예보 등이 크로마키를 이용해 이루어진다고 한다. 가상 스튜디오에서는 CG 합성을 통해 다양한 장르의 영상을 촬영해 볼 수 있다. 영화로 세상과 소통하고 스토리를 만드는 즐거움을 통해 꿈을 키워가는 공간이다.
3층에는 시네마 라이브러리, 1인 미디어실, 라디오 스튜디오, 문화예술학교를 위한 공간 등이 있다. 시네마 라이브러리에서는 영화, 문화예술, 인문 도서의 자유로운 열람이 가능하며, 책을 읽다가 쉬기에도 좋다. 앞쪽에 무대가 있어 종종 공연이 열리기도 한다.
1인 미디어실은 1인 미디어, 유투브 크리에이터를 위한 창작 공간이며, 라디오 스튜디오는 라디오 방송 체험과 녹음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문화예술학교를 위한 공간은 영화미디어 예술교육을 위한 공간이다.
지하 1층에는 음향, 폴리 녹음 및 종합 편집 공간인 편집실과 녹음실, 융복합 예술교육을 위한 공간인 교육장이 있다. 시네마 스튜디오, 가상 스튜디오, 녹음실, 편집실 등 대부분의 공간은 신청을 하고 대관할 수 있다. 홈페이지의 대관 신청을 이용하면 된다.
답십리영화미디어아트센터에서는 자유로운 공간 이용과 함께 영화미디어에 관한 교육도 받을 수 있다. 1인 미디어 방송시스템 1DAY CLASS, 유투브 입문, 영상 제작 체험 등의 여러 미디어 관련 교육이 진행 중이며, 시니어 배우학교 등도 예정하고 있다.
또한 마을 미디어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하였고, 마을 미디어 활성화를 통한 지역 주민들의 소통 공간도 제공할 예정이다. 다양한 영화미디어 관련 교육과 행사가 이루어지고 있으니,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참고하자.
답십리영화미디어아트센터 주변에는 영화의 거리가 조성되어 있다. 촬영소사거리에서 답십리사거리까지, 동대문구체육관에서 동답한신아파트 입구까지 영화 제목, 감독, 배우, 스태프 이름이 새겨진 디자인 보도블록이 깔려 있고, 시대별 대표 배우들의 핸드프린팅 등이 새겨져 있는 특색 있는 거리이다.
재미있게 휴식하기 위해 종종 영화를 보는데, 영화를 만드는 체험과 교육을 할 수 있는 곳이 생겨 더욱 영화를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영화의 거리를 걸으며 자신이 감명 깊게 본 영화도 생각해 보고, 답십리영화미디어아트센터에서 영화도 보고 교육도 받으면서 즐거운 추억을 많이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아울러 다른 지역에도 영화 관련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이 많이 생겨나길 바란다.
답십리영화미디어아트센터
○ 위치: 서울시 동대문구 답십리로 210-9
○ 교통: 지하철 5호선 답십리역 1번 출구에서 도보 30분
○ 휴관일: 매주 월요일, 공휴일
○ 홈페이지
○ 문의: 02-2247-4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