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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추석특집 문화로 토닥토닥] 작가와의 만남 - 신달자 시인 3편

  • 영상출처
    서울시 문화정책과-유튜브(문화로 토닥토닥)
  • 등록일
    2021-09-17

※ 해당 영상 제공처에서 영상 서비스를 중단할 경우 감상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내용

2021년 추석, 시인의 따뜻한 시 한편이 여러분의 안방으로 찾아갑니다.

이번 편은 신달자 시인의 작품 '저 거리의 암자'와 함께합니다.

남산골 한옥마을을 배경으로 신달자 시인이 직접 낭송하는 시 한편 감상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저 거리의 암자 (산달자)


어둠 깊어가는 수서역 부근에는

트럭 한 대분의 하루 노동을 벗기 위해

포장마차에 몸을 싣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주인과 손님이 함께

야간 여행을 떠납니다


밤에서 밤까지 주황색 마차는

잡다한 번뇌를 싣고 내리고

구슬픈 노래를 잔마다 채우고

빗된 농담도 잔으로 나누기도 합니다


속 풀이 국물이 짜글짜글 냄비에서 끓고 있습니다

거리의 어둠이 짙을수록

진탕으로 울화가 짙은 사내들이

해고된 직장을 마시고 단칸방의 갈증을 마십니다


젓가락으로 집던 산낙지가 꿈틀 상 위에서 떨어져

온몸으로 문자를 쓰지만 아무도 읽어내지 못합니다


답답한 것이 어디 산낙지 뿐입니까

어쩌다 생의 절반을 속임수에 팔아 버린 여자도

서울을 통째로 마시다가 속이 뒤집혀 욕을 게워냅니다


비워진 소주병이 놓인  플라스틱 작은 산이 휘청거립니다

마음도 다리도 휘청거리는 밤거리에서

조금씩 비워지는

잘 익은 감빛 포장마차는 한 채의 묵묵한 암자입니다


새벽이 오면

포장마차 주인은 밤새지은 암자를 거뒤 냅니다

손님이나 주인 모두 하룻밤의 수행이 끝났습니다

잠을 설치며 속을 졸이던 대모산의 조바심다

가라앉기 시작합니다


거리의 암자를 가슴으로 옮기는 데

속을 쓸어내리는 하룻방이 걸렸습니다

금관경 한 페이지가 겨우 넘어갑니다.



(이 영상은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을 문화예술로 위로하기 위한 온라인 프로젝트,

 [2021 문화로 토닥토닥]과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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