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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곡, 명연주…즐거웠던 서울역사박물관 '2021 송년음악회!'

  • 등록일 2021-12-07
  • 작성자 관리자
서혜연 교수와 함께하는 박물관 토요음악회 현장

2021년이 벌써 끝을 향해 가고 있다.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송년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토요음악회가 열렸다. 박물관 음악회는 매년 5~6월, 9~12월 첫번째 토요일에 클래식, 오페라, 뮤지컬, 발레, 국악 등 다양한 음악을 만날 수 있는 자리인데, 올해는 코로나19로 띄엄띄엄 열려 아쉬웠던 참이었다. 
지난 4일 ‘서혜연 교수와 함께하는 박물관 토요음악회’를 관람했다. ⓒ이선미
지난 4일 ‘서혜연 교수와 함께하는 박물관 토요음악회’를 관람했다. ⓒ이선미

지난 4일 ‘2021 송년음악회’ 관람을 위해 서울역사박물관을 찾았다. 거리두기를 위해 70명 정도로 인원 제한을 둔다고 해서 서둘러 갔는데, 공연장인 박물관 1층 로비가 사람들로 가득했다. 평소보다 꽤 많은 인원이었다. 

음악회는 '세비야의 이발사’를 쓴 로시니의 ‘클라리넷과 피아노를 위한 환상곡’으로 문을 열었다. 마치 봄을 맞듯 피아노가 이슬처럼 구르고 종달새 노래 같은 클라리넷이 어우러졌다. 이어진 곡은 리베라니의 ‘스타바트 마테르’였다. 제목만 보고는 낯익은 연주를 들을 수 있으려니 예상하고 있었는데 다시 보니 페르골레지 작품이 아니었다.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의 발치에 선 성모마리아의 비탄을 노래한 이 곡은 묘하게도 어떤 낙관이 배어 있었다. 
클라리넷과 피아노 연주로 음악회 문을 열었다. ⓒ이선미
클라리넷과 피아노 연주로 음악회 문을 열었다. ⓒ이선미

서혜연 서울대 성악과 교수의 친절한 해설은 연주를 감상하는 데 도움이 됐다. 서교수는 쇼팽의 ‘Nocturne Op.55 No.2’이 왼손과 오른손이 조화롭게 속삭이는 듯하다가 긴장이 느껴지는 곡이라고 설명했다. 검은 정장을 입고 나온 러시아 피아니스트 라쉬코프스키의 연주도 그렇게 들려왔다. 
2015년부터 박물관 연주회를 진행해 온 서혜연 교수의 해설을 들으니 감상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이선미
2015년부터 박물관 연주회를 진행해 온 서혜연 교수의 해설을 들으니 감상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이선미

연말,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풍기는 차이콥스키의 사계 가운데 ‘November, Troika’와 ‘December, Christmas’ 곡도 연주됐다. 곡을 들으면서 러시아의 눈 덮인 거리와 들판 위를 세 마리 말이 끄는 썰매(트리오카)가 달리는 풍경이 그려졌다. 러시아의 겨울을 상상하며 곡을 감상할 수 있었다. 이어진 러시아 작곡가 알렉산더 스크랴빈의 곡은 새로웠다. 그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곡이자 어렵기로 이름난 ‘Etude Op.8, No12’은 어느 순간 휘몰아치는 듯하다가 순식간에 연주가 끝났다. 그만큼 몰입이 됐다. 서교수는 라쉬코프스키가 깊은 마음의 끝을 터치하는 것처럼 연주한다고 표현했다. 
러시아 피아니스트 라쉬코프스키가 쇼팽의 녹턴 작품 55, 2번을 연주했다. ⓒ이선미
러시아 피아니스트 라쉬코프스키가 쇼팽의 녹턴 작품 55, 2번을 연주했다. ⓒ이선미

소프라노 박지호는 오펜바흐의 ‘호프만의 이야기’ 중에서 기계인형 올림피아의 아리아를 사랑스럽게 표현했다. 인형인 올림피아는 결국 태엽이 풀어지면서 동작을 멈추고 부서지고 만다. 안타깝게 멈춰버린 모습조차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이내 다른 때보다 공연에 많은 관객이 찾은 이유가 밝혀졌다.
인형 올림피아를 사랑스럽게 표현한 소프라노 박지호의 공연 모습 ⓒ이선미
인형 올림피아를 사랑스럽게 표현한 소프라노 박지호의 공연 모습 ⓒ이선미

“오늘 아침부터 기다렸다는 분도 있고, 정말 많은 분이 공연장 밖에 서서도 보고 계시는데, 드디어 그분이 나옵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 ‘팬텀싱어’ 출연자 베이스바리톤 길병민이 등장했다. 필자는 팬텀싱어를 잘 몰라서 알아보지 못했는데, 서교수의 소개에 박물관 로비가 들썩였다. 길병민의 팬들이 많이 온 모양이었다. 그가 나폴리 칸초네의 ‘Parlami D'amore Mariu’를 부르자 분위기는 더욱 달콤해졌다. 팬들의 고조된 호응으로 덩달아 즐거운 공연이 이어졌다. 
팬텀싱어로 많은 인기를 얻은 바리톤 길병민의 무대가 펼쳐졌다. ⓒ이선미
팬텀싱어로 많은 인기를 얻은 바리톤 길병민의 무대가 펼쳐졌다. ⓒ이선미
바리톤 길병민과 소프라노 박지호가 오페라의 유령 OST ‘All I ask of you’를 부르고 있다. ⓒ이선미
바리톤 길병민과 소프라노 박지호가 오페라의 유령 OST ‘All I ask of you’를 부르고 있다. ⓒ이선미

소프라노 박지호와 길병민의 ‘오페라의 유령’ OST ‘All I ask of you’로 무대가 끝이 났지만 관객들은 일어날 줄 몰랐다. 환호할 대상이 있다는 것도 일상의 작은 행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길병민과 박지호의 공연을 마지막으로 '2021 송년음악회'가 끝났다. ⓒ이선미
길병민과 박지호의 공연을 마지막으로 '2021 송년음악회'가 끝났다. ⓒ이선미

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지금? ‘한양의 상징대로, 육조거리’ 기획전

송년음악회는 끝났지만  박물관에 온 만큼 그냥 가기는 아쉽다. 지금 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기획전시 ‘한양의 상징대로, 육조거리’가 진행 중이다. 의정부터 발굴현장을 본 이후 더욱 관심이 생긴 터라 필자는 광화문 앞 육조거리 특별전을 관람했다. 

전시에선 600여 년 전 한양이 조성되면서 핵심 관청가였던 육조거리의 옛 모습과 각 관청에서 일하던 관원들의 발자취를 만날 수 있다. ‘한양의 상징대로 육조거리’, ‘조선을 움직이는 육조거리의 관청들’, ‘육조거리로 출근하는 사람들’ 등 당시 상황을 자료는 물론 영상으로도 연출해 더 흥미롭다. 전시는 내년 3월27일까지 열린다. 
서울역사박물관에서 광화문 앞 육조거리를 만나볼 수 있는 기획전이 열리고 있다. ⓒ이선미
서울역사박물관에서 광화문 앞 육조거리를 만나볼 수 있는 기획전이 열리고 있다. ⓒ이선미
광화문광장 발굴조사 과정 등도 확인할 수 있다. ⓒ이선미
광화문광장 발굴조사 과정 등도 확인할 수 있다. ⓒ이선미

이밖에 박물관에서는 온가족이 함께 떠나는 랜선 유럽여행 ‘유니크(EUNIC) 영화제’도 열린다. 헝가리, 이탈리아, 슬로바키아, 독일, 체코, 스웨덴, 프랑스, 폴란드, 영국 등 9개국 대사관과 문화원에서 준비한 영화들을 서울역사박물관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상영한다. 오는 11일~12일에는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4편의 영화가 기다린다. 영화도 보고 크리스마스 리스를 선물받는 이벤트에도 참여해 보자. ☞ 유니크 영화제 바로가기
서울역사박물관 홈페이지에서 ‘유니크영화제’ 영상을 만나볼 수 있다. ⓒ서울역사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 홈페이지에서 ‘유니크영화제’ 영상을 만나볼 수 있다. ⓒ서울역사박물관

2021 서울역사문화특별전 ‘한양의 상징대로, 육조거리’

○ 기간 : 2021. 11. 16.(화)~2022. 3. 27.(일)
○ 장소 :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A
○ 관람시간 : 9:00 ~ 18:00(월요일 휴관)
○ 관람료 : 무료
○ 홈페이지 : https://museum.seoul.go.kr/
○ 문의 : 02-724-02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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