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창공원에 위치한 이봉창 의사 동상 ⓒ윤서이
울창한 나무들로 시민들의 산책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는 '효창공원'은 지역마다 있는 흔한 공원 중 하나로 생각되기 쉽지만 실은 독립운동가들을 기념하는 특별한 공간이기도 하다. 이봉창, 윤봉길, 백정기 의사의 유해가 잠들어 있는 '삼의사 묘역'과 독립운동가들의 영정을 모신 '의열사', 그리고 '백범김구기념관'이 있다. 3.1절을 맞아 효창공원을 방문했다.
효창공원 정문 ⓒ윤서이
효창공원의 숨겨진 역사
의열사, 삼의사묘역, 백범김구기념관이 위치한 효창공원은 사적 제 330호로 지정된 유서 깊은 장소이다. 본래는 '효창원'으로, 최근 화제였던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의 주인공, 의빈 성씨와 정조 사이의 맏아들 문효세자의 무덤이었다. 묘역이 넓고 송림이 울창했으나 무덤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에 의해 현재의 고양시에 위치한 서삼릉으로 이장되었고, 일본은 조선 왕가의 묘를 모신 곳인 효창원을 ‘효창공원’으로 만들었다.
안중근 의사의 가묘와 윤봉길, 이봉창, 백정기 의사의 묘 ⓒ윤서이
임시 정부 요인의 묘 앞에 있는 안내문 ⓒ윤서이
이봉창, 윤봉길, 백정기 의사의 유해를 모신 '삼의사 묘역'
‘삼의사 묘역’은 광복 후 김구 선생이 이봉창, 윤봉길, 백정기 의사의 유해를 모셔 와 조성한 것이다. 김구 선생은 안중근 의사의 ‘독립이 되면 내 시신을 국내에 묻어 달라’는 유언도 지키고자 했지만 아쉽게도 안중근 의사의 유해는 찾을 수 없었고, 유해 없이 가묘가 대신 조성되었다. 임시 정부 요인이었던 이동녕, 조성환, 차리석 선생의 유해도 ‘임정요인 묘역’에 안장되었으며, 이후 김구 선생 또한 효창공원에 안장되었다. 김구 선생의 묘는 백범김구기념관 내에 있다.
효창공원 의열사의 의열문 ⓒ윤서이
독립운동가들의 영정을 모신 '의열사'
‘의열사’는 이동녕, 김구, 조성환, 차리석, 이봉창, 윤봉길, 백정기 선생의 영정을 모신 곳이다. 1990년에 건립되었고 1991년 일곱 분의 영정을 이곳에 봉인하였다.
독립운동가들의 영정을 모신 의열사 ⓒ윤서이
의열사는 문화재 훼손을 막기 위하여 상시 개방은 하고 있지 않으나 3.1절과 같은 특별한 날에는 개방된다.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3.1절을 맞아 많은 사람들이 참배를 위해 방문하고 있었다.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마음을 방문록에 정성 들여 적어 내려 가는 사람들도 볼 수 있었다.
백범김구기념관 전경 ⓒ 윤서이
백범김구기념관 입구 ⓒ윤서이
김구 선생의 꿈을 기억하는 곳, '백범김구기념관'
‘백범김구기념관’은 대한민국의 든든한 버팀목이셨던 백범 김구 선생을 기념하기 위해서 세워진 곳이다. 김구 선생을 기억하는 것은 물론 대한민국 임시 정부의 역사와 한국 근현대사를 이해할 수 있는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백범김구기념관이 진행하고 있는 '소·소·소' 이벤트 참여 모습 ⓒ윤서이
기념관에서 배부한 <나의 소원> 책자와 태극기, 이벤트 참여를 위한 필름 ⓒ윤서이
흰 대리석으로 지어진 기념관 내부에서는 백범 김구 선생의 좌상을 볼 수 있다. 3.1절을 기념하여 좌상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소·소·소’ 이벤트도 진행중이었다.
백범김구기념관 개관 20주년 기념 이벤트 '소·소·소' ⓒ윤서이
전시실에는 <백범일지>와 회중시계, 백범의 데스마스크, 혈의 등이 전시되어 있다. 금으로 된 회중시계는 윤봉길 의사가 의거 전 김구 선생의 낡은 시계와 맞바꾼 것이라고 한다. 김구 선생이 안두희에게 암살 당할 당시 입고 계셨던, 혈흔이 여러 곳에 남아 있는 옷을 보며 분노와 허망함을 함께 느꼈다.
벡범김구기념관의 중앙에 위치한 김구 선생 좌상과 태극기 ⓒ윤서이
“나의 소원은 우리나라 대한의 완전한 자주독립이오”라는 백범 김구 선생의 말은 당시뿐 아니라 지금도 유효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3.1절이 있는 이번 삼월, 백범 김구 선생의 소원과 독립운동가들을 기억하며 효창공원을 방문해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