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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 보물창고 ‘서울책보고’ 200% 즐기는 꿀팁!

  • 등록일 2022-04-18
  • 작성자 관리자
'서울책보고' 입구에 들어서면 헌책방별로 분류된 서가가 보인다. ⓒ장세희
'서울책보고' 입구에 들어서면 헌책방별로 분류된 서가가 보인다. ⓒ장세희

'서울책보고'는 헌책방, 도서관, 문화 프로그램이 한데 어우러진 국내 최초의 공공 헌책방이다. 이곳에서는 청계천 헌책방 거리의 동아서점, 동신서림, 신촌 공씨책방, 글벗서점 등 31곳의 헌책방이 소장한 책들뿐만 아니라 명사들의 기증 도서, 고서, 절판본, 개성 있는 독립출판물을 만날 수 있다.

2019년 3월 27일에 개관한 서울책보고는 올해 개관 3주년을 맞이하여 함께의 가치, 사회적 가치, 지식의 가치를 담은 ‘다(多)가치 책보고’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헌책 30% 할인 이벤트, 북크로싱, 시민 북큐레이션, 헌책 기획 전시, 북콘서트, 이색 포토존 등 책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필자도 함께 참여하여 헌책이 지닌 매력과 가치를 발견하는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도서 검색대를 이용하고 있는 시민의 모습 ⓒ장세희
도서 검색대를 이용하고 있는 시민의 모습 ⓒ장세희
마음에 드는 헌책을 30%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했다. ⓒ장세희
마음에 드는 헌책을 30%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했다. ⓒ장세희

서울책보고에 들어서면 먼저 거대한 아치형의 서가가 눈에 들어온다. 한때 비어 있던 대형 물류창고가 누군가의 추억과 체온이 담긴 헌책 보물창고로 변신한 모습이 놀랍다. 

서가에 꽂힌 책들은 가나다순이 아니라 헌책방별로 분류되어 있어, 찾고 있는 책이 있다면 도서 검색대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헌책들로 빼곡한 책 터널 속을 천천히 거닐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책을 발견하기도 하는데, 이는 헌책방만의 묘미다. 어렸을 때 감명 깊게 읽었거나 한동안 잊고 있었던 소설, 시, 잡지 등을 발견하면 마치 보물찾기에 성공한 듯 설렌다.  

필자는 여행을 소재로 한 소설을 좋아하는데 서가에서 우연히 <냉정과 열정 사이>를 발견했다. 이 책은 이탈리아 피렌체와 밀라노, 일본 도쿄를 배경으로 두 남녀의 사랑과 이별 이야기를 섬세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소설을 읽다 보면 주인공과 함께 해외를 오가며 여행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30% 할인된 헌책은 이렇게 피렌체 두오모로 향하는 여행 티켓이 되어 준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자유롭게 여행을 다니기 쉽지 않은 가운데, 서울책보고에서 여행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소설, 여행 에세이를 찾아보며 대리 만족을 느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양한 고서가 전시되어 있으며 전시 중인 고서는 구매가 가능하다. ⓒ장세희
다양한 고서가 전시되어 있으며 전시 중인 고서는 구매가 가능하다. ⓒ장세희
기획 전시 <헌책, 예술로 피어나다> ⓒ장세희
기획 전시 <헌책, 예술로 피어나다> ⓒ장세희

다른 헌책방과 달리 서울책보고는 아주 오래전에 간행된 다양한 고서를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노하유고(魯下遺稿)> 목판본, <고암유고(顧菴遺稿)>, <선원보략(璿源譜略)>, <어정규장전운(御定奎章全韻)> 등 조선 후기부터 근현대 시기까지 쉽게 접할 수 없는 고서가 전시되어 있으며, 전시 중인 고서는 구매가 가능하다. 

1945년 해방 이후부터 2000년대까지 독서사를 대표하는 책과 잡지를 따로 모아 놓은 기획 전시도 마련되어 있다. 시대별로 서가가 나뉘고 핵심 키워드와 대표 작품이 제시되어 있어 현대사를 한눈에 훑어보기 좋다. 

특별 전시 <헌책, 예술로 피어나다>에서는 이윤아 한국창작북앤아트협회 회장이 종이와 헌책을 활용하여 만든 정교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으며 5월 29일까지 진행된다. 서울책보고에서는 다른 서점이나 헌책방에 없는 신선한 전시를 볼 수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독립출판물은 열람용 도서로, 판매는 하지 않는다. ⓒ장세희
독립출판물은 열람용 도서로, 판매는 하지 않는다. ⓒ장세희

독립출판물은 작가 자신이 기획부터 원고, 편집, 디자인, 제작, 마케팅, 판매까지 직접 맡아 개성을 가득 담은 출판물을 말한다. 서울책보고에서는 노말에이, 마당책방, 공간과 몰입, 도도봉봉, 스페인책방과 같은 독립서점의 책들과 더불어 다양한 분야의 독립출판물을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다. 

대형 출판사의 통상적인 책 제작 방식이나 책은 어때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독립출판물이기에 크기, 모양, 재질, 내용 모두가 가지각색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나 새로운 영감을 얻고 싶다면 독립출판물 서가를 찬찬히 살펴보길 추천한다. 

유의해야 할 점은 독립출판물은 자유로운 열람과 전시를 위한 기증 도서이기 때문에 구매가 불가하다는 것이다. 개인의 독립출판물을 전시하고 싶다면 서울책보고 홈페이지 고객마당의 자주하는 질문 코너에서 안내된 이메일(hans@bmcom.kr)로 문의하면 된다.  
'북크로싱'은 읽은 책을 메시지와 함께 공공서가에 놓아 두어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책 순환 운동이다. ⓒ장세희
'북크로싱'은 읽은 책을 메시지와 함께 공공서가에 놓아 두어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책 순환 운동이다. ⓒ장세희
누구나 시민 큐레이터가 되어 큐레이션 서가를 꾸밀 수 있다. ⓒ장세희
누구나 시민 큐레이터가 되어 큐레이션 서가를 꾸밀 수 있다. ⓒ장세희

‘헌책’ 하면 순환의 가치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북크로싱’은 읽은 책을 메시지와 함께 공공서가에 놓아 두어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책 순환 운동을 말한다. 서울책보고 홈페이지 '책보리' 메뉴에서 ‘북크로싱 신청하기’를 통해 손쉽게 참여할 수 있다. 신청 당일 또는 다음날 운영 시간 이내에 안내 데스크에 방문하여 책을 교환하면 된다. 집에서 잠자고 있는 헌책이 있다면 북크로싱을 신청하여 다른 사람의 소중한 추억이 깃든 헌책과 교환해 보길 바란다. 헌책을 매개로 사람들이 연결될 모습을 상상하니 가슴이 따뜻해진다.

서울책보고에서는 누구나 시민 큐레이터가 되어 큐레이션 서가를 꾸릴 수 있다. 북큐레이션 주제를 정하고 서울책보고에서 주제에 어울리는 헌책 5~6권을 골라 이메일로 신청하면 담당자가 검토하여 큐레이터를 선정한다.

이번 시민 큐레이션 서가는 코로나가 끝나기 전에 여행 가고 싶을 때, 잔잔한 일상 얘기를 만화로 보고 싶을 때 읽는 책들로 채워져 있었다. 신기하게도 필자의 현재 상황과 심리와 맞아떨어져 책 처방 서비스를 받은 것 같았다. 시민 큐레이션뿐 아니라 개그맨이자 서평가인 남정미씨의 큐레이션도 볼 수 있었는데 문학 입문, 글쓰기 입문, 독립출판물 추천, 생애 시기별 추천과 같이 세심한 큐레이션 덕분에 독서의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어디서든 북콘서트'에서 헌책으로 수제 종이 만드는 체험을 하는 모습 ⓒ장세희
'어디서든 북콘서트'에서 헌책으로 수제 종이 만드는 체험을 하는 모습 ⓒ장세희

저녁 7시부터는 서울책보고의 대면 콘서트 ‘어디서든 북콘서트’가 시작되었다. 이윤아 한국창작북앤아트협회 회장이 종이의 역사, 헌책 업사이클링과 페이퍼 아트, 환경과 순환의 가치에 대해 강연을 진행했다. 그녀는 청계천 헌책방 거리에서 버려지고 소외된 헌책들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헌책 업사이클링과 페이퍼 아트의 길을 걷게 되었다며 헌책에 담긴 순환의 의미를 강조했다.

강연 이후에는 직접 헌책으로 수제 종이를 만드는 시간을 가지며 헌책 업사이클링의 재미와 순환의 가치를 몸소 느낄 수 있었다. 믹서기로 잘게 쪼갠 헌책 종이를 쪽가루 또는 울금 가루를 사용하여 염색하고 압축해서 잘 말리면 아름다운 빛깔의 수제 종이가 완성된다. 이러한 수제 종이는 편지지, 책갈피 등으로 다양하게 쓰인다. 

헌책은 그저 오래되고 낡은 책이 아니다. 누군가와 추억을 교환하는 즐거움을 주고, 순환의 가치와 의미를 알게 하고, 아름다운 예술 작품으로 탄생하기도 하는 보물 같은 책이다. 서울책보고가 단순히 헌책을 사고파는 공간이 아니라 헌책과 헌책방의 가치를 공유하고 보존하는 공간으로 앞으로도 오래도록 자리를 지키기를 바란다. 

서울책보고

○ 위치 : 서울 송파구 오금로1 (신천동14)
○ 교통 : 지하철 2호선 잠실나루역 1번 출구에서 도보 3분
○ 운영 시간 : 평일 11:00~20:00 / 주말 및 공휴일 10:00~20:00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및 추석 연휴 휴관)
○ 홈페이지
○ 인스타그램
○ 페이스북
○ 문의 : 02-6951-4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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