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진규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 아틀리에
한 달에 한 번씩만 개방을 하던 작은 집, 성북구 동선동의 '권진규 아틀리에' 대문이 활짝 열렸다. 테라코타와 건칠작품으로 우리나라 근현대 조각사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 권진규 선생이 태어난 지 100주년이 된 기념이다.
권진규 아틀리에는 우리나라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에서 기증으로 문화유산이 보존된 첫 번째 사례이다. 2006년 선생의 여동생 권경숙 님이 아틀리에와 유품을 기증하였고, 선생이 생을 마감한 뒤 시간이 그대로 멈춰있던 아틀리에가 30여 년 만에 다시 문을 열게 되었다. 2008년 일반에 개방한 뒤 선생의 삶과 작품세계를 알리는 강연, 문화예술프로그램과 기획 전시, 정기 개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기증받은 작가의 공간이라는 의미를 살려 가족들이 살던 살림채는 창작활동을 하는 젊은 작가에게 작업공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조각가 권진규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한 달에 한 번만 개방했던 아틀리에를 5월 28일까지 특별 개방 중이라 직접 찾아가 보았다. 성북구 동선동의 좁은 골목을 돌아 길게 이어진 계단을 오르니 보라색 대문이 보인다. 안으로 들어서자 도슨트가 같은 시간대에 예약한 관람객들을 모아 해설을 시작했다.
1922년 함경남도 함흥에서 태어난 권진규는 일본 무사시노 미술대학에서 조각을 배웠다. 일본에서 권위 있는 이과회 전람회에서 최고상을 수상하는 등 괄목할 만한 역량을 나타냈다. 1959년 홀로 된 어머니를 모셔야 하는 가정사와 함께, 8년 이상 일본에서 익혔던 것들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완성하고, 일본 작가가 아닌 한국 작가로 활동하고 싶었던 욕구로 귀국하게 된다. 이후 살림채와 아틀리에를 직접 설계하고 건축까지 한 이 공간에서 거주하며 작품활동을 했다.
도슨트가 서 있는 공간은 부엌이 있던 자리라고 한다. 바닥에는 작가가 직접 판 우물이 있다. 벽에는 부조 작품이 있다. 여동생의 신혼집에 선물했던 십장생 작품으로 복사품이다. 대문으로 들어서면 보이는 문이 2개다. 살림채와 아틀리에로 들어가는 문이란다. 마당에는 벽을 두어 두 공간을 분리하여 사용했다고 한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도 권진규 탄생 100주년 기념전시 '노실의 천사'가 개최 중이다. 작가가 평생 노실의 천사를 구하고자 했던 여정을 따라 1947년 본격적으로 미술에 입문했을 때를 시작으로 1973년 생을 마감할 때까지의 주요 작품 24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대표작 ‘지원의 얼굴’을 비롯하여 여성 흉상, 동물상, 자소상, 부조를 비롯해 불상, 탈, 유화, 드로잉까지 총망라하고 있다. 특히, 목요일과 토요일 오후 2시에는 작가의 조카들이 도슨트로 나선다.
권진규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가 있는 5월에는 노실의 천사를 구했던 그가 손수 지은 아틀리에와 그곳에서 빚어낸 작품들을 찾아가보기를 추천한다.
권진규 아틀리에 특별개방
○ 기간 : 2022년 3월 26일 ~ 5월 28일, 금요일 16 ~ 18시, 토요일 10 ~ 18시 선착순 예약
○ 예약링크 : 네이버예약
○ 입장료 : 1,000원
○ 주소 : 서울시 성북구 동소문로26마길 2-15
○ 문의 : 02-3675-3401
권진규 아틀리에 사진전 (최순우 옛집)
○ 전시기간 : 2022년 3월 26일 ~ 5월 28일, 화요일 ~ 토요일 10 ~ 17시
○ 입장료 : 무료
○ 주소 : 서울시 성북구 성북로15길9
권진규 탄생 100주년 기념 ? 노실의 천사 (서울시립미술관)
○ 전시기간 : 2022년 3월 24일 ~ 5월 22일 (월요일 휴관)
○ 입장료 : 무료
○ 주소 : 서울 중구 덕수궁길61
○ 문의 : 02-2124-8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