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 즉위 40년 칭경기념비'부터 '환구단'까지…도심 속 '대한제국 역사' 흔적 찾기!
필자는 평소 자주 지나치는 서울 도심 속, 숨어 있는 역사적 문화재를 찾아 길을 나섰다. 우선, 광화문 광장이 있는 세종대로 사거리 북동쪽 모퉁이에 작은 누각과 비석이 눈에 띈다. 평소 많은 서울 시민들이 오가는 거리지만 그 건물이 어떤 의미인지 모르는 시민들이 많다.
이곳은 1902년 대한제국으로 국호를 고치고 고종황제가 황제의 칭호를 사용한 것을 공표하기 위해 세운 비석 '고종 즉위 40년 칭경기념비'가 있는 곳이다. '칭녕기념비'를 보호하기 위해 세워진 비각 현판에는 '기념비전(紀念碑殿)'이라고 쓰여 있는데, 이는 '비각(碑閣)'이라는 말보다 높은 단계다.
비각은 크지 않은 규모이지만, 건축사적 의미도 있는데 조선왕실에서 관장해 진행한 마지막 전통양식 건축물이라고 한다. 의미를 알고 다시 보니, 광화문을 지날때마다 쉽게 지나치던 작은 누각이 달리 보인다.
고종황제 즉위식이 거행됐던 '이곳'에 담긴 의미
광화문에서 조금 떨어진 서울시청 근처 웨스틴조선 호텔까지 걷다보면, 호텔 뒤쪽으로 고종 황제와 관련된 또다른 역사적인 명소가 있다. 평소 눈여겨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법한 장소인데, 아는 시민들이 많이 없지만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157호로 지정되어 있는 '환구단'이다.
'환구단'은 원래 황제가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곳으로, 조선에서는 제천의례를 오랜 기간 행하지 못했었다. 1897년 고종이 국호를 조선에서 대한제국으로 고치고 황제의 자리에 올라선 이후, 환구단을 세우고 이곳에서 황제 즉위식을 거행했다. '환구단'은 황제의 나라에만 존재할 수 있으므로, 대한제국 시대를 여는 것을 상징하는 동시에 자주독립국의 수립을 의미한다. 이런 역사를 되새기며 '환구단'을 방문해보니, '대한제국'이었던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한 느낌이다.
서울 도심 속에 숨어있는 역사적 문화재를 찾아 보니, 왠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듯 묘한 느낌을 받았다. '고종 즉위 40년 칭경기념비', '환구단'뿐만 아니라 평소 스치듯 지나치던 거리에서 이런 문화재를 발견하게 된다면, 그때는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관심을 기울여 한번 살펴보면 어떨까.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오묘한 경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