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조성된 한양도성 곳곳에는 성을 축조할 당시 공사 담당자의 이름, 직책, 담당 지역 등을 새긴 ‘각자성석’이라는 돌이 있다.
성벽에 문제가 생길 경우 각자성석의 기록에 따라 공사의 책임을 물었는데, 실제 성벽이 무너졌을 때 그 구간을 축성한 지역 담당자에게 성벽을 다시 쌓게 한 사실이 <세종실록>에 기록돼 있다. 자기 이름을 걸고 공사를 책임지는 ‘공사실명제’가 조선시대에도 있었던 셈이다.
서울시는 이처럼 역사적 가치가 담긴 한양도성 각자성석을 보존하기 위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발견된 한양도성 각자성석은 총 297개로, 시는 이 가운데 284개에 대한 상태조사를 완료했다. 비파괴 분석 등 다양한 과학적 방법을 동원해 105개(35.3%)를 보존 처리했고, 2025년까지 나머지 192개에 대한 작업도 마무리할 계획이다.
또한 3D 정밀스캔 기술을 활용해 각자성석을 디지털 형태로 변환, 글자 판독 연구를 진행하고 각자성석 모형 안내판 제작 등에도 활용하고 있다. 각자성석 모형 안내판은 낙산구간, 남산구간, 인왕산구간 등에 9개가 설치돼 있다.
각자성석 모형 안내판 현황
위치 | 표지석 번호 | 각자성석 내용 | |
---|---|---|---|
1 | 낙산구간 (흥인지문 구간 포함) | 24 | 음성 |
2 | 영동 | ||
3 | 27 | 단양조배시 | |
4 | 38 | 감관 김수함 군 김영득 석수 김성복 신미 8월일 | |
5 | 남산구간 | 43 | 십삼수음시 |
6 | 55 | 감역판관 최유원 일백오십척 | |
7 | 60 | 내자육백척 | |
8 | 인왕산구간 | 80 | 봉산상 |
9 | 91 | 가경11년 병인10월일 간역 최일성 감관 이동한 편수 용성휘 |
한편, 각자성석은 내용에 따라 ?천자문 ?군현(지명) ?이름 및 직책 각자로 구분할 수 있다.
천자문 각자는 천자문을 통해 도성 구간을 표시한 것으로, 도성 전체를 600척씩(약 180m) 97개 구간으로 나누고 각 구간에 천자문 순서대로 한 글자씩 자호를 새겼다.
현재 97개 천자문이 모두 존재하지는 않으나, 대표적으로는 한양도성 유적전시관(중구 회현동 1가 100-267)에 있는 ‘내자육백척(柰字六百尺)’ 각자성석이 있다. ‘내(奈)’자는 천자문의 60번째 자호로, 이 구간이 한양도성의 60번째 구간이라는 것을 표기한 것이다.
축성을 담당한 지방 군현의 명칭을 새긴 각자와 축성을 관리한 감독관의 이름과 직책, 기술자 석수의 이름까지 새긴 각자도 찾아 볼 수 있다.
주용태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각자성석은 한양도성 축성 기록을 품은 역사 자료이자, 도성 축성에 참여한 사람들의 헌신을 확인할 수 있는 증거로서 그 가치가 매우 크다”며, “앞으로도 각자성석을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해 서울시민들에게 알리고, 이를 통해 한양도성의 이야기를 온전히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의 : 서울한양도성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