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 20주년을 맞이한 서울역사박물관이 6월 30일 상설전시실을 재개장하며 7월 3일까지 기념주간을 가졌다. 시민을 위한 다채로운 행사를 서울역사박물관 본관과 산하 8개 분관(경희궁, 경교장, 백인제가옥, 청계천박물관, 한양도성박물관, 동대문역사관·운동장기념관, 돈의문전시관, 공평도시유적전시관)에서 직접 체험하고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했다는 소식에 지난 주말을 이용해 박물관 본관을 방문했다.
박물관은 여행을 하는 곳이다. 공간 여행이 아닌 다른 시대로의 시간 여행이라는 점이 다를 뿐이다. 이미 세계적인 도시로 성장한 서울이 어떻게 탄생했고 변하며 오늘에 이르렀는지, 앞으로 어떻게 바뀔 것인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서울역사박물관'이라 할 수 있다. 수개월간의 준비기간과 공사일정을 갖고 재개장한 상설전시실은 크게 5개 존으로 구성됐다.
상설전시 1존은 ‘조선시대의 서울’이란 테마로 조선을 건국하고 한양을 정도(定都)한 후부터 개항 이전까지의 조선시대 서울을 보여주는 공간으로, 한양의 육조거리와 시전을 중심으로 한 북촌, 중촌, 남촌, 그리고 성저십리에 걸친 다양한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다. 2·3·4존은 연속적인 동선으로 관람할 수 있었다. ‘개항, 대한제국기의 서울’을 테마로 한 상설전시 2존은 서울에 불기 시작한 변화의 새 바람을 돌아보는 공간으로서, 자주적 개혁과 식민지화를 노리는 혼란 속에도 일상생활에 파고든 새로운 문물들을 전시하고 있었으며, 실감형 디지털전시 체험존으로 재현한 개화의 거리 종로는 새로운 볼거리였다.
이어서 ‘일제 강점기의 서울’을 표현한 상설전시 3존은 암울했던 식민도시 경성을 돌아보는 공간으로서, 일제에 저항하면서도 근대 문물을 받아들였던 당시 서울사람들의 삶과 역사를 전시함으로써 우리 민족의 아픔과 의지가 지금도 우리들 속에 살아 있음을 알려 주는 듯했다.
상설전시 4존은 현재의 우리를 있게 한 ‘고도성장기 서울’이란 주제로 전쟁의 폐허에서 세계적인 거대도시로 발전하기까지 서울의 변화되는 모습을 전시하고 있다. 현재 우리들의 기억과 추억을 확인해 볼 수 있었던 흥미로운 전시였다. 마지막 5존은 서울을 1,500분의 1로 축소한 정교한 모형과 IT기술을 결합한 멀티미디어 전시관인 도시모형영상관으로 현재의 서울을 여러 관점에서 입체적, 종합적으로 보면서, 우리 자신도 여러가지 관점으로 생각해 볼 수 있었던 멋진 곳이었다.
K-Pop, K드라마 등 한류 영향으로 서울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시기다. 외국 관광객은 물론 아직 우리 '서울'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이번 기회에 서울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여름방학을 맞아 아이들 손잡고 방문하길 추천한다.
서울역사박물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새문안로 55
○ 관람시간 : 09:00~18:00 (입장마감 : 17:30), 1월 1일, 매주 월요일 휴관
○ 관람료 : 무료
○ 홈페이지
○ 문의 : 02-724-027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