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에 개관한 서울공예박물관은 관람 예약이 연이어 마감 될 정도로 시민들의 인기를 끌었다. 북촌 어귀에 위치한 서울공예박물관은 독특한 외관으로 다양한 연령대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아름다운 공예 전시품들과 감각적으로 꾸며진 내부는 sns 인증샷의 성지가 되어 젊은 세대들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기도 했다.
많은 시민들이 찾는 가운데, 서울공예박물관이 공예의 가치를 발견하고 함께 즐기는 다양한 시민 대상 프로그램을 본격 운영한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서울공예박물관은 ‘생각하고 만들고 즐기는 공예’라는 슬로건 아래 그동안 다양한 프로그램의 시범운영을 거쳐 현재 *공예와 음악 콘서트 *SeMoCA 공예탐험대 *오픈스튜디오 *SeMoCA 랜선투어 *SeMoCA 공예지식강좌 *공예멘토 워크숍 *여기는 공예창작소 *오감으로 만나는 공예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모든 프로그램은 서울공예박물관의 전시를 더욱 알차게 관람하고 싶거나, 나만의 공예품을 만들어보고 싶은 시민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그 중 필자는 공예의 과정을 직접 체험하는 오픈스튜디오 특별프로그램에 참여해봤다. '소원을 엮는 왕골공예'라는 주제로 강화도 화문석을 미니 소원발로 만들어 보는 프로그램이었다. 전시3동 1층의 오픈스튜디오에서 진행됐으며, 강화도 화문석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프로그램의 문을 열었다.
화문석의 재료인 왕골은 섬유질이 습기를 흡수하고, 통풍이 잘 되며 왕골향은 심신 안정효과에 도움을 주어 한여름 그 위에 누우면 등이 시원하고 잠이 잘 오는 등 매우 우수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특히 강화도의 화문석은 삼국시대부터 해외에 널리 알려졌던 역사 깊은 특산품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는 화문석이 설 자리가 많이 없어졌다고 한다. 화문석은 수공예품으로 가격이 비싼 까닭에 여러 가지 값 싼 공산품과 수입 대나무 돗자리와의 가격 경쟁에서 밀리게 됐다. 또한 화문석의 재료인 왕골 재배 과정은 기계화가 전혀 되지 않아 몹시 힘든 노동이기 때문에 현재 국내에서 화문석을 이어가는 사업체가 한 곳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한다. 어려운 상황에 처한 우리의 전통 공예품인 화문석을 잘 보존하고 알리기 위해서는 좀 더 적극적인 지원과 홍보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왕골을 얇게 쪼개 엮는 은경밀직방식으로 미니 소원발을 만들었다. 왕골의 앞 뒤를 구별하는 법을 배우고 소원발 디자인 스케치를 하기도 했다. 색색의 왕골을 한 땀 한 땀 엮어가며 소원발을 만드는 과정은 크게 어렵지 않아서 부담없이 할 수 있었다. 참여한 시민들은 한 가지에 집중하니 잡념이 사라져서 공예의 매력을 알 것 같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했다. 또한 서울공예박물관의 아름다운 초경공예 작품을 보며 화문석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했는데 직접 경험해 볼 수 있어 의미가 있었다. 무엇보다 서울공예박물관에서 전통 공예품인 화문석에 대한 역사와 이야기를 듣고서 직접 왕골공예를 체험해보니 더욱 재미가 있었다.
서울공예박물관에서는 다른 특별한 프로그램들도 진행 중이니 방문하는 시민들은 다채로운 방법으로 전시 관람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오픈 스튜디오에서 진행되는 특별 공예 체험 프로그램은 인기가 많아 일찍 예약이 마감되니 월초에 서울공예박물관 홈페이지에서 프로그램 목록을 확인하고 예약 일정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또한 서울공예박물관은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고 여러 가지 소식을 전한다고 하니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서울공예박물관 안내
○ 주소 : 서울 종로구 율곡로3길 4
○ 인스타그램 계정 @seoulmuseumofcraftart
○ 문의 : 02-6450-7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