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8일부터 8월 21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이하 DDP)에서 '20세기를 매혹시킨 디자인 가구' 전시가 진행된다. 그간 한 번도 대중에 공개된 적 없는 가구 소장품을 다수 선보인다는 소식에 필자는 세계적인 가구 장인이 만든 공예품에 관심이 생겨 전시 첫날 다녀왔다.
이번 전시는 'DDP 갤러리문', '살림터 D-8' 두 공간에서 진행된다. 요즘 유행하는 '미드센츄리 모던' 스타일을 포함해, 디자인사에 있어 가장 역동적인 시기인 192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모던 디자인의 정수가 녹아 있는 빈티지 가구 컬렉션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기획됐다. 특히 국내 최초로 세계적인 오리지널 디자인 컬렉션을 보유한 디자인 갤러리들이 한 자리에 모여 오리지널 디자인 빈티지 가구 소장품을 다수 선보인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전시 안내 바로가기
20세기의 디자인은 숭고한 장인의 손길로부터 기술과 소재의 발전을 거쳐 더 많은 대중에게 소개되고 널리 사용되며 폭발적인 황금기를 지내왔다. 스칸디나비안, 프렌치, 아메리칸, 브라질리안, 이탈리안 등 20세기 디자인의 거의 모든 것을 총 망라한 컬렉션을 만나 볼 수 있다.
극도의 장식성과 신비성을 추구하는 가구들이 공예를 하다 보면 수익성을 창출하기 어렵기에 미국의 자본과 만나면서 대량 생산이 이뤄졌다고 하는데, 살림터 D-8에 전시되어 있는 가구들이 자본과 결합, 대량 생산되는 대중적인 가구들이라고 한다. 예술을 고집하는 디자이너들의 희소성 있는 작품도 만나 볼 수 있는데, 의자 하나에 억 단위로 거래되는 것도 있다고 했다.
필자는 전시된 가구를 천천히 둘러보던 중, 첼로를 켜는 듯한 모양의 의자에 눈길이 오래 머물렀다. 왕실에서 의뢰를 받아 제작된 의자라고 한다. 앉았을 때 몸에 밀착되는 착석감을 주기 위해 합판이나 가벼운 나무를 사용해 곡선을 넣었고, 그 곡선으로부터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 된 가구라고 한다.
가구 디자인에 담긴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한 명의 장인이 의자 하나를 만들기 위해 8년이라는 시간을 들인 작품도 있다고 들었는데 필자가 그 의자를 직접 만나 보니, 가구에 담긴 장인의 정신과 뚝심, 정교한 섬세함을 느낄 수 있었다.
전시된 수십 개의 가구를 음미하고 살펴보다 보니 시간이 금방 흘러갔다. 전시 기간이 넉넉한 만큼 다른 시각과 다른 관점으로 다시 한번 더 관람하고 싶단 생각도 들었다. 이열치열 야외에서 더운 여름을 뜨겁게 즐기는 것도 좋지만, 무더위를 피해 실내 전시장에서 디자인 거장의 작품들은 천천히 즐겨보면 어떨까?
우리를 매혹시킨 20세기 디자인 展
○ 기간 : 2022.07.08.~08.21.
○ 장소 : DDP 갤러리문, 살림터 D8 (서울 중구 신당동 853)
○ 교통 : 2, 4, 5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1번 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