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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보고 머그컵 선물까지! 시민청으로 여름여행 떠나자~

  • 등록일 2022-07-14
  • 작성자 관리자
7월 7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시민청에서 시민 공모사업 <웨이브 2022> 전시가 열린다.
7월 7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시민청에서 시민 공모사업 <웨이브 2022> 전시가 열린다. ⓒ정혜린

뜨거운 여름날이 이어지고 있다. 습한 더위는 동남아시아의 날씨를 방불케한다. 촘촘한 더위가 이렇게나 야속할 수가 없다. 이럴 때일수록 시원한 곳으로 훌쩍 떠나고만 싶다. 우리 삶 가까이에서 떠날 수 있는 문화예술로의 작은 여행을 소개한다. 시민을 위한, 그리고 시민에 의해 만들어지는 공간, 시민청에서 시민 공모사업 <웨이브 2022> 전시가 한창이다. 7월 7일부터 7월 30일까지 진행된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필자는 한달음에 시민청으로 향했다. 

시청역 4번 출구에서 나오면 시민청으로 곧장 향하는 통로가 나온다.
시청역 4번 출구에서 나오면 시민청으로 곧장 향하는 통로가 나온다. ⓒ정혜린
시민청 스탬프투어가 진행 중이다.
시민청 스탬프투어가 진행 중이다. ⓒ정혜린

볼거리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또한 시민청에서는 작은 여행을 연상케하는 스탬프투어도 진행되고 있어 예상 밖의 즐거움이 더해졌다. 시민청 지하 1, 2층에 위치한 아홉 공간을 둘러본 후, 각 장소 앞에 놓인 스탬프를 모두 찍게 되면, 미션이 완료된다. 미션 달성 시 시민청에서는 귀여운 머그컵을 증정해준다. 이 공간들은 지하 1층~2층에 위치하고 있다.


지하 1층에서는 여덟 공간(소리갤러리, 활짝라운지, 시민플라자, 만남의 정원, 담벼락 미디어, 시민청 갤러리, 서울 책방, 군기시유적전시실) 그리고 지하 2층에서는 한 공간(태평홀)을 투어하면 된다. 시민 공모 사업 <웨이브 2022> 전시 또한 이 미션 장소(담벼락 미디어, 소리갤러리)에 포함되어 있다. 스탬프투어 덕에 전시의 즐거움이 배가 되었다.

담벼락 미디어에서의 전시 <메타랩>은 신비로운 풍경을 통해 재미와 의미를 모두 잡는다.
담벼락 미디어에서의 전시 <메타랩>은 신비로운 풍경을 통해 재미와 의미를 모두 잡는다. ⓒ정혜린

시청역 지하 1층 넓은 공간에서 유독 눈에 띄는 전시는 <메타랩(Meta-Lab)>이다. 담벼락 미디어 전시는 2차원적이라는 기존 틀에 깊이감을 더한다. 마치 계단과 같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벽에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설치하여, 움직이는 사물과 그에 맞춰 흘러나오는 음향에 자연스레 빠져들게 만든다. 


<메타랩(Meta-Lab)>은 트렌디한 기술력과 예술적인 감각을 통해 미디어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스튜디오 렉트(STUDIO RECT)에 의해 탄생되었다. 지극히 미래적인 컨베이어벨트 위에 낯선 운석들이 다양한 디지털 조작들로 인해 계속해서 그 모양새를 바꾼다. 이는 물리적인 세계가 아닌 메타버스라는 하나의 세계를 상징한다. 하지만 이 모든 공정을 마친 메타버스들은 머나먼 우주 공간에 내던져진다. 


처음에는 이 제조과정이 마냥 신비롭고 신기하기만 하다. 하지만 이내 이 과정은 무한히 반복되고, 신선했던 운석은 저 멀리 아득한 별들 사이로 차츰 사라져간다. 과정과 결과를 잠잠히 바라보다 보면, 알 수 없는 허망함이 마음을 채운다. 스튜디오 렉트는 가상세계에 대한 관심이 치솟고 있는 현 시점에, 이 전시를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가상세계가 탄생하고 쇠퇴해가는 일련의 과정 이후에 남게 되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소리갤러리에서 진행되고 있는 <생각하는 손> 전시
소리갤러리에서 진행되고 있는 <생각하는 손> 전시 ⓒ정혜린

그 다음 발걸음을 옮긴 곳은 가장 기대했던 소리갤러리에서의 전시, <생각하는 손>이다. 예술가 최희정은 모두가 자신의 쓸모를 걱정하고 있는 치열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진심'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쓸모없음의 쓸모'가 이 전시의 핵심이다. 소리갤러리의 모습은 마치 깊은 동굴과 같다. 그 어두운 벽면에는 세 개의 영상 전시가 펼쳐지고 있다.

동굴과도 같은 소리갤러리에서 3가지의 영상 전시들이 진행 중이다.
동굴과도 같은 소리갤러리에서 3가지의 영상 전시들이 진행 중이다. ⓒ정혜린

그 첫 영상은 <구원의 번개>다. 영상에서는 4명의 인물들이 의미를 알 수 없는 행동을 반복한다. 한 손으로 계속 팔찌를 채우려하나 채우지 못하는 사람, 사다리에 한 칸도 오르지 못하는 사람, 팔짱을 낀 채 제자리에서 일어나지 못 하는 사람, 그리고 공연히 반짝이는 꽃가루를 뿌리는 사람들이 이 영상 속에 나온다. 


이들은 바쁜 현대인 관점에서 쓸모 없는 행동을 반복한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지속한다. 이는 묘한 감동을 전한다. 목적이 없이는 달리지 않았던 필자의 삶을 되돌아보게 했고, 익숙한 기준에 맞지 않으면 쉽게 쓸모없다고 판단하였던 지난 날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이 시선이 스스로를 평가하는 잣대로도 사용되었음을 깨닫는다. 목적이 있든 없든 그대로 괜찮다는 메시지는 잔잔한 안도감을 주었다.

바닥에도 비춰지는 영상 전시는 새로운 형식으로 보는 이들에게 신선함을 선사한다.
바닥에도 비춰지는 영상 전시는 새로운 형식으로 보는 이들에게 신선함을 선사한다. ⓒ정혜린

그 다음으로  <생각하는 손> 이라는 영상 전시를 만나게 된다. 4명의 장인들의 이야기를 천천히 따라가는 짧은 다큐멘터리 형식이다. 산을 조경하고, 분재를 연구하는 한 장인과 최고의 소금을 만들겠다는 염부, 그리고 그 누구보다 진지하게 교육철학을 연구하고 있는 어린이 미술강사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출구 바로 직전에 나온 마지막 영상은 <리허설(rehearsal)>이다. 이는 세 편의 영화에 나온 담배 피는 장면을 각자의 방식으로 따라한 세 명의 예술가를 관찰한다. 이 세 명은 시간적 제약을 넘어 이상한 방식으로 연대하는 것처럼 보인다. 최희정의 영상전시는 주제의 깊이 뿐 아니라 형식을 통해서도 새로움을 더한다. 마주 보는 두 벽면을 오가는 영상은 보는 이로 하여금 계속 몸을 움직이게 한다. 이는 전시와 관객 사이에서 묘한 리듬감을 만들어낸다. 또한 벽에만 영상을 비추는 것에서 넘어서서 바닥까지 영역을 확장한다. 영상을 책 읽듯이 고개를 내리며 바라보는 것이 자못 신선했다. 

스탬프투어 완료 후 받은 시민청 머그컵, 귀여운 민청이의 모습이 돋보인다.
스탬프투어 완료 후 받은 시민청 머그컵, 귀여운 민청이의 모습이 돋보인다. ⓒ정혜린

두 전시를 마음껏 즐긴 후, 여유로운 마음으로 시민청 곳곳을 둘러보니 어느덧 9개의 스탬프를 모을 수 있었다. 스탬프는 각 장소의 특징을 잘 드러내주는 민청이(시민청을 대표하는 캐릭터)의 모습으로 아기자기했다. 선물로 받은 머그컵에서도 민청이의 앙증맞은 모습이 돋보인다. 시원한 공간에서 심오한 의미를 품은 문화예술 작품을 감상하니, 작은 여행이라고 하기에는 커다란 의미를 선물 받은 느낌이었다.

<웨이브 2022>에서 진행되는 공연 <오픈레터>, 사전 예약없이 관람 가능하다.
<웨이브 2022>에서 진행되는 공연 <오픈레터>, 사전 예약없이 관람 가능하다. ⓒ정혜린

시민의 손으로 직접 만들어진 <웨이브 2022>는 전시가 전부는 아니다. <감각으로 소통하는 몸>이라는 워크숍과 함께 <오픈레터>라는 공연 또한 준비되어 있다. 공연은 7월 30일 15시~15시 50에 열린다. <오픈레터> 공연은 별도 사전 예약 없이 현장 관람이 가능하다. 좋은 기회들을 미리 알아두고, 이 뜨거운 여름, 시민청에서 즐겁게 피서를 즐기는 것도 좋겠다.


<웨이브 2022>


○ 주소 : 중구 태평로1가 세종대로 110 (시청역 4번출구) 서울 시민청

○ 일정 : 7월 7일~7월 30일

홈페이지

○ 문의 : 02-739-5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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