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민청은 시민을 위한 경청과 소통의 공간으로 서울시청 본청 지하에 위치해 있다. 시민청은 서울시민들에게 '멋진 하루로 기억되는 보통의 순간'이란 주제로 사진과 사연을 공모했었다. 시민들이 직접 기록한 사진들 중 최종 선정된 시민예술가의 작품에 각자 완성한 에세이를 더해 7월 15일부터 8월 15일까지 한 달간 시민청에서 전시가 진행된다. 대형 작품들은 서울도서관 외벽을 따라 전시돼 있어, 주변 도로를 지나는 시민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작품을 따라가다 보면 전시는 시민청 지하 1층 로비로 이어진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에서 '서울 시민들의 소리를 경청하고 소통한다'는 의미가 담긴 커다란 귀가 그려진 시민청 로고가 방문자를 반긴다.
'갤러리'로 변신한 시민청 로비
시민청 로비에 전시된 작품들은 개인적인 삶과 그 이야기가 펼쳐지는 도시 풍경이 담긴 '나의 시선에 담긴 일상과 도시',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과 거대한 도시 속의 개인을 표현한 '도시가 품은 다양한 삶의 모습', 일상에서 함께 생각해 볼만한 가치나 이슈, 도시에 공존하는 다른 생명체들을 생각해보는 '함께 산다는 것' 이렇게 세 가지 섹션으로 분류되어 있었다. 서울시라는 '도시'와 그 속의 '나' 그리고 더불어 공존해야 하는 '함께'가 이번 도시사진전의 핵심 키워드가 아닐까 생각해봤다.
사진 작품에 담긴 '평범한 하루 속 멋진 순간들'
도시사진전, <멋진 하루로 기억되는 보통의 순간>에는 모두 42인의 일반 시민예술가들이 참여했다고 한다. 전문 사진작가 못지않은 촬영 실력도 실력이지만, 이번 전시가 일반적인 사진전과 차별화되며 더욱 인상적인 점은 따로 있다. 사진 옆에 제목만 적혀 있는 것이 아니라 촬영한 사진에 관해 시민예술가들이 직접 완성한 에세이가 곁들여져 있다는 점이다. 사진 찍을 때의 마음이나 상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 더욱 몰입하고 공감할 수 있었다.
멋진 사진과 사연이 많았지만, 알고 지내던 이웃이 인사도 없이 이사를 가서 서운한 마음이 있던 중에 그 집에 이사 온 새 이웃이 먼저 이사 인사를 건네 오자 그 집 현관 앞에 좋은 새 이웃을 환영한다는 대자보와 케이크를 남겨 새 이웃을 향한 반갑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는 사진과 사연이 인상 깊었다. 이웃에 누가 사는 지도 모르거나, 층간 소음으로 다투느라 알게 되는 경우도 다반사인 요즘 도시 생활에 정말 '보통의 일상을 멋진 하루로' 만든 따듯한 이야기이다.
다양한 전시 연계 체험 프로그램도 놓치지 말자!
전시는 다양한 연계 체험 프로그램으로 마무리된다. 오디오를 통해 시민 예술가가 낭독하는 오디오 에세이를 들을 수도 있고, 전시 작품이 담긴 사진엽서를 하나 골라 나의 이야기를 적어 볼 수도 있다. 짧은 감상과 함께 내년에는 필자도 시민예술가가 되어 사진전에 응모해 보고 싶다는 바람을 적어 보았다.
신기한 체험도 있었는데 사진전 관람의 순간을 기념할 사진을 남길 수 있는'영수증 사진기’가 그것이다. 나무 상자 정면의 카메라 앞에 서서 화면을 터치하면 5초가 카운트 된 후 사진이 찍혀 영수증처럼 출력된다. 단순한 관람으로 끝나지 않고 관객이 참여할 수 있는 체험 공간까지 마련되어 있어 감동과 즐거움이 두 배가 되는 사진전 관람이었다.
일주일에 두 번, 흥겨운 '콘서트홀'로 변신하는 시민청
시민청은 또 흥겨운 콘서트홀로 변신하기도 한다. 시민들의 반복되는 일상에 활력을 준다는 기획으로 매주 두 차례 화요일과 목요일 12시에 시민청 지하 1층 활짝라운지에서 <활력 콘서트>가 열리기 때문이다.
필자는 지난 7월 7일, 개화기 감성을 옮겨온 듯한 재즈밴드 'The Bliss korea(더 블리스 코리아)'의 레트로 분위기 가득한 재즈공연을 즐겼고, 12일에는 힙한 댄스그룹 '락앤롤크루'의 역동적인 댄스공연을 관람했다. 공연예술가들의 열정과 관람하는 시민들의 호응에 공연 시간 내내 시민청 로비는 '활력'으로 가득 찼다.
연세 지긋한 어르신들까지 적극적으로 호응했던 시간으로 <활력 콘서트>의 공연 목적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었다. 수준 높은 연주, 즐거운 노래와 춤에 총 50분의 공연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갔다.
12월까지 신나게 이어지는 시민청 <활력 콘서트>
<활력 콘서트>는 시민청 예술가 20팀이 매주 클래식, 재즈, 크로스 오버, 대중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펼친다. 매달 일정과 공연팀이 안내되며 별도의 사전 예매 없이 시간에 맞춰 시민청 지하 1층 활짝라운지를 방문하면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다. 5월 10일부터 시작한 시민청 '활력 콘서트'는 12월 1일까지 계속돤다.
공연이 없을 때도 시민청 활짝라운지는 활짝 열려 있으니 잠시 쉬어가도 좋다. 또 활짝라운지 바로 옆, 소리갤러리에서는 시민청 시민 공모사업인 <웨이브 2022>의 7월 프로그램으로 최희정 작가의 미디어 아트 전시 <생각하는 손>이 8월 말까지 열리고 있으니 함께 관람해보자.
바쁜 일상 중 잠시 여유를 갖고 시민청을 찾아 나와 같은 보통 시민들의 멋진 작품도 감상하고, 활력이 넘치는 콘서트도 즐기며 각자 나만의 '보통 순간이 멋진 하루가 되는' 시간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시민청 개방 시간은 평일 오전 9시에서 오후 9시까지이며 일요일은 휴무이다. 시민청 도시사진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 30분까지 운영된다.
서울시청 시민청
○ 주소 : 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 110
○ 개방일시 : 월~토요일 09:00~21:00, 일요일 정기휴무
○ 문의 : 02-739-5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