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형 수변감성도시 시범사업 대상지, '홍제천' 현장 탐방기
서울은 물이 많은 도시다. 서울 전역에 흐르는 실개천과 소하천을 모두 더하면 322km에 달한다. 하지만 공원화가 잘 되어 있는 한강, 동부간선도로나 주민들을 위한 체육시설 및 자전거도로가 잘 갖춰진 중랑천, 양재천 등을 제외하고는 아직 활용도는 높지 않다.
서울시는 지난 4월 말, ‘미래감성도시’ 전략의 핵심과제로 제시한 ‘지천 르네상스’의 명칭을 ‘서울형 수변감성도시’로 변경하면서 관련 사업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단순히 자전거 도로를 놓거나 쉼터를 설치하는 물리적 변경의 차원을 넘어 하천을 중심으로 하는 진정한 수변도시로의 탄생을 위한 매력적인 수(水)세권이 들어선다. ☞[관련기사] 서울 곳곳이 수(水)세권! 도림천, 정릉천, 홍제천 새단장
서울시는 이번 서울형 수변감성도시 시범사업 구역으로 홍제천과 정릉천, 도림천을 선정했다. 이 중 홍제천은 각각 상류와 중류로 나눠 사업을 진행한다. 단순한 하천 정비가 아닌 수변의 감성을 느끼면서 문화활동과 경제활동, 일상 휴식 등 다양한 야외활동이 가능하도록 시민들의 생활공간을 바꾸고, 지역이 가진 역사·문화·경제적 자산과 연계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균형발전을 도모한다.
구체적으로는 ① 유형별 사업모델 마련을 위한 시범사업, ② 규제완화를 통해 수변 노천카페 등 다양한 문화·경제활동 도입, ③ 깨끗하고 풍부한 하천 회복을 위한 수자원 활용계획 수립 및 하천시설물 디자인 개선사업을 진행한다. 이번 시범사업 구역에 포함된 홍제천 중류의 인공폭포 인근을 방문해 보았다.
홍제천 인공폭포 주변은 안산 자락길로 안산과 허브원으로 연결되며, 서대문구청이 지척이라서 찾는 주민들도 많은 편이다. 홍제천은 두루미와 같은 새들도 자유롭게 날아다니고 있을 만큼 환경도 좋다.
인공폭포 옆에는 물레방아와 물레방앗간, 연못, 장독대, 황토 돛단배 등 볼거리도 풍성하다. 특히 물레방아는 강원도 정선군에서 100년 전부터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는 전통 물레방아를 재현하여 주민들에게 볼거리를 선사하고 있다.
곳곳에 징검다리도 놓여 있어 마치 도심 속 하천이 아닌 전원에 온 듯한 느낌을 받는다. 지금은 공사 중이라 운영하지 않지만, 인공폭포까지 쏟아지면 한 폭의 그림과도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처럼 자연과 인간의 기술이 결합해 아름다운 환경을 갖춘 홍제천에서 진행되는 서울형 수변감성도시 사업에서는 인공폭포 주변에 유럽 도시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길 옆 노천카페(수변 테라스 카페)를 설치할 계획이다.
노천카페는 이르면 올여름에 시민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식품위생법 개정으로 시장, 구청장 등이 인정하는 지역은 노천카페 영업이 가능해짐에 따라 현재 관련 공사가 진행되고 있고, 공영주차장 일부 유휴공간을 활용해 계절별 테마 음악과 커피, 휴식을 즐기는 공간으로 조성 중에 있다.
지역 주민의 반응은 어떨까. 평소에도 홍제천에서 자주 운동한다는 한 시민은 “수변 카페가 생기면 하천에 더 자주 산책나와 커피도 마시고, 동네 아주머니랑 같이 모임도 가질 수 있어서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쓰레기 무단투기와 같은 문제도 지적했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면 쓰레기를 몰래 버리거나 하는 무단투기의 문제도 발생할 것 같다며, CCTV를 통해 무단투기를 단속하거나 홍제천 곳곳에 쓰레기통을 설치하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도 전했다.
이번 서울형 수변감성도시 시범사업은 동네 하천을 산책로나 자전거도로와 같은 단순한 선형적 공간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 주민의 말처럼 모임을 만들고 누군가를 만나는 공간으로 변화시킨다는 점에서 의미 깊다.
홍제천 인공폭포 주변에 유럽처럼 테라스 카페가 조성된다면 더 많은 시민들의 유입으로 지역 상권도 활성화 될 듯하다. 홍제천을 비롯해 도림천, 정릉천 등 서울형 수변감성도시 시범사업에 선정된 지역 하천들이 우리 동네와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우뚝 솟아오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