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이상의 시를 해석하다
<잘 알아듣지 못했어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세요>展 ddp서 개최
- (09.15~09.29) DDP 협력 전시로 뮤지엄 둘레길갤러리에서 열려
- AI 기술과 예술을 결합, 시인의 작품을 텍스트, 사운드, 이미지 등 미디어아트로 풀어내
- 한국-네덜란드 양국 대표 시인과 현대 젊은 예술가들의 시대를 초월한 교류
- 언어의 한계와 소통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
□ 한국의 천재 시인 이상(李箱)이 국제적인 인정을 받기 어려운 이유는 그의 작품 속 언어인 시어(詩語)를 번역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 이다. 시(詩)는 독자의 감정이나 상상력을 자극하는 문학 작품으로 작 가의 뜻이 독자에게 잘 전달되고 공감돼야 한다. 즉, 독자와의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시인 이상(李箱)의 작품 속 시어(詩語)는 문법 을 무시하거나 수학 기호를 넣는 등 동시대 언어 체계를 뛰어넘는 실 험적인 시도가 많아 독자와 소통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 이런 어려움을 인공지능(이하 AI)을 이용해 풀어보고자 한 전시가 있 다. 9월 15일(목)부터 9월 29일(목)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이하 DDP) 뮤지엄 4층 둘레길갤러리에서 개최되는 <잘 알아듣지 못했어 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세요> 전시다.
○ 전시는 한국의 아방가르드 문학가 이상(李箱,1910~1937)의 시와 네 덜란드의 초현실주의 시인 폴 반 오스타이옌(Paul van Ostaijen,1896~1937)의 시에서 추출한 텍스트 데이터를 양국의 젊 은 예술가 두 명이 AI를 이용해 재구성한 것이다.
○ 양국의 젊은 예술가는 한국의 박소윤 작가와 네덜란드의 베라 반 드 사이프(Vera van de Seyp) 작가이다. 이들은 한국과 네덜란드의 대표 시인 작품을 AI을 이용해 문학(텍스트), 음악(사운드), 미술(이 미지)의 형태를 띤 미디어아트 작품으로 탄생시켰다.
○ 이번 전시에 참여한 두 작가는 언어를 기반으로 한 AI 작업으로 인종 간, 젠더 간의 소통을 다룬 다양한 작업을 진행해 왔다. 본 전 시에서는 언어의 장벽으로 인한 소통의 부재를 현대 기술인 AI를 활용해 풀어내고자 했다.
□ 전시는 진정한 소통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언어로 이뤄지는 소통은 오히려 소통의 걸림돌이 될 때가 많다. 상호 간의 존중, 의지, 수고가 수반되는 진심이 담긴 소통의 중요성을 전하고자 기획자는 전시명을 <잘 알아듣지 못했어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세요>로 정했다.
○ 전시명인 <잘 알아듣지 못했어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세요>는 입력 값을 AI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때 다시 한번 입력을 요청하는 일종의 명령어다. 전시기획자는 이 명령어를 원활한 소통을 위해 여 러 방식을 유도하는 AI의 노력이라고 해석했다.
□ 전시는 총 3개의 작품이 미디어아트 형태로 전시된다. 관람객들은 문 학, 음악, 미술로 재구성된 작품을 통해 시인 ‘이상(李箱)’과 ‘폴 반 오 스타이옌(Paul van Ostaijen)’을 보다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 첫 번째 작품 ▲ <001 두 줄의 정면 사이 어딘가>는 두 시인의 작 품을 AI가 학습해 두 시인이 대화하는 형태로 보여준다. AI는 한국 어, 더치어(네덜란드어), 영어를 오가는 번역 알고리즘을 통해 서로 다른 언어를 가진 두 시인의 대화를 완성한다. 대화의 내용은 한국 어와 더치어가 번갈아 가며 표현된다.
○ ▲ <002 이제 나는 죽어가는 햇살이 나를 데려가는 것을 느끼며> 작품은 두 시인의 작품을 학습한 AI가 이를 3개의 대형 스크린에 이미지로 보여준다. 두 시인은 시 본분에 문자, 도형 등을 그림 형 식으로 배열한 구체시(具體詩)를 쓴 작가이다. 이 점에 착안해 구체 시의 방법 일부를 적용한 미디어아트 작품을 탄생시켰다.
○ ▲ <003 날카롭고 거칠 때>는 센서가 관람객의 움직임을 포착해 화면 속에 형상화된 언어들을 소환해 내는 작품이다. 관람객의 움직 임에 따라 한국어와 더치어, 문자와 이미지 등 시각과 청각이 동시 에 전달된다. 이 과정에서 관람객은 불명확한 소통의 과정을 경험하 고 이로 인해 진실한 소통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 이번 전시의 특징은 소통을 매개로 양국의 대표 시인 작품을 현대 젊 은 예술가들이 AI 기술을 이용해 재조명했다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 서 전시는 단순히 네덜란드와 한국의 문화 교류뿐만 아니라 근대와 현대를 연결하는 시대를 초월한 국제 교류의 장으로써 의미를 갖는다.
□ 박제언 전시기획자는 “양국 국민의 사랑을 받은 두 시인의 작품이 텍 스트, 사운드, 이미지 등 새로운 형태로 변환될지라도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면서 “현시대에 발생하는 젠더 간, 계층 간, 지역 간 소통의 오류는 그 속에 담긴 ‘진심’이 전달되지 않아 비롯된 것이다. 진정한 소통을 위한 노력, 즉 ‘진심’이 전해지는 사회가 되는데 이번 전시가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길 바란다” 고 전했다.
붙임 1. 전시 개요
2. 작가 소개
3. 전시 구성
4. 주요 작품 이미지
5. 작가 이미지 끝.
게시요청자 : 홍보팀 신두열 선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