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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하문 밖 문화축제에서 '예술로 로그인'하다

  • 등록일 2022-10-04
  • 작성자 관리자

종로구 자하문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예술 축제가 열렸다.

종로구 자하문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예술 축제가 열렸다. ⓒ박지영


필자는 지난 주말, "자문 밖 예술에 로그인 했다." 암호 같이 들리겠지만, 종로구 주민에게는 아주 생소한 말이 아니다. 종로구에는 (사)자문밖문화포럼이라는 문화마을공동체가 있다. ‘자문 밖 지역의 문화·인적 자원을 기반으로 지역문화 발전과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단체다. 여기에서 자문 밖은 ‘자하문 밖’의 줄임말로, 자하문은 창의문의 별칭 중 하나다. 


서울역사편찬원 서울지명사전에 따르면, "자하문은 청운동 막바지에 있는 서울성곽의 북소문으로서, 자하골(청운동)에 있으므로 자하문이라 하였다"고 한다. 현재 보편적으로 쓰진 않지만 영화 <기생충>에 나왔던 계단 앞 터널에 자하문이라는 이름이 있어 아주 생경하진 않다. 


자하문 터널 앞에는 영화 <기생충>에 나온 계단이 있고, 그 앞에는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다.

자하문 터널 앞에는 영화 <기생충>에 나온 계단이 있고, 그 앞에는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다. ⓒ박지영


비영리 사단법인 자문밖문화포럼은 평창동 지역(구기동, 부암동, 신영동, 평창동, 홍지동)에 밀집되어 있는 문화예술인들을 모아, 지역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종합적인 문화예술운동을 펼치고 있다. 다양한 창의예술 프로젝트를 펼쳐 지역주민과 협업하고 어울리는데, 필자가 참여한 이번 제 10회 자문밖 문화축제 '자문밖 예술로 로그인'도 그런 성격의 지역 축제였다. 


'오픈 아티스트 스페이스' 프로그램으로 만난 안규철 작가


필자는 종로구 주민센터에 걸린 플래카드와 가로등 배너를 통해 행사 소식을 몇 주 전부터 접하고 프로그램을 확인했다. 문화축제는 9월 23일부터 25일까지 자문 밖 방방곡곡에서 진행되었는데, 다양한 프로그램 중 필자는 '오픈 아티스트 스페이스'에 가장 참여하고 싶었고, 사전 예약 후 참석했다.


‘오픈 아티스트 스페이스’는 종로구 소재의 예술가의 작업실을 방문할 수 있는 기회로, 토·일요일 양일간 총 4명의 아티스트의 작업실을 탐방하고, 작품을 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구성되었다. 필자는 그 중 설치, 조각, 미디어 작업과 글을 쓰는 안규철 작가 스튜디오를 방문했는데,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진행된 프로그램에는 다양한 인문학적 배경을 지닌 시민들이 참석했다. 


안규철 작가가 자신의 스튜디오를 찾아온 시민들에게 작품 작업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안규철 작가가 자신의 스튜디오를 찾아온 시민들에게 작품 작업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박지영


작가의 작업실은 말 그대로 ‘작가 작업실’ 같았다. 한쪽에는 책과 작업물이, 다른 한쪽에는 공구들이 쌓여 있었지만, 그마저도 예술적으로 보이게 하는 힘을 가진 공간이었다. 더구나 큰 유리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이 작가에게 그대로 쏟아지니, 더 달라보였다. 3시간 동안 이뤄진 작가와의 대화 중 2시간 정도는 자전적인 이야기와 작업 이야기들로 채워졌고, 나머지 시간은 현장에 동석한 시민들의 질문으로 채워졌다. 


작가 스튜디오를 찾은 시민이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작가 스튜디오를 찾은 시민이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박지영


행사 종료 후 작가와 담소를 나누는 시민. 당일 스튜디오를 찾은 시민들은 작가의 이전 전시 오리지널 포스터를 선물로 받았다.

행사 종료 후 작가와 담소를 나누는 시민. 당일 스튜디오를 찾은 시민들은 작가의 이전 전시 오리지널 포스터를 선물로 받았다. ⓒ박지영


질문은 꽤 심도 깊었고, 그 질문들이 어느 정도 해소되었을 쯤 스튜디오를 돌아보고 나가는 참석자들에게 작가는 이전 전시 포스터를 기념으로 선물했다. 문 밖까지 배웅을 해주셨는데, 배웅하면서도 참석자들과 대화가 길어져 안규철 작가 책에 사인을 받고 싶었던 필자와 몇몇 시민들은 스튜디오 안에서 기다리다 작가를 찾아 나서기도 했다. 


작가의 책. 스튜디오 방문을 앞두고 필자가 별도 구매했고, 당일에 저자 사인을 받아왔다.

작가의 책. 스튜디오 방문을 앞두고 필자가 별도 구매했고, 당일에 저자 사인을 받아왔다. ⓒ박지영


스튜디오가 협소해 작품을 많이 못 본 건 살짝 아쉬웠지만, 현재 진행 중인 작업과 앞으로 할 작업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고, 미술관이나 갤러리에 적힌 예술가로서의 이름 석자가 아닌, 실제로 만나서 관련 이야기를 바로 앞에서 들으니, 어렵다고 느껴졌던 예술도 한층 더 가깝게 다가왔다. 게다가 오픈 스튜디오가 늘 허락되는 것이 아니다 보니, 꽤 괜찮은 경험이 됐다. 


주민X문화예술인 연합전 <자문 밖 방방곡곡>


자문 밖 문화축제 10주년 슬로건은 '누구나 예술을 누릴 수 있고,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다'이다. 그에 걸맞은 전시도 이 기간 동안 진행되었는데, 필자가 찾은 곳은 자문 밖에서 활동하거나 거주하는 신진, 중견, 리더급 문화예술인, 작가 및 주민 21명의 작품을 선보인 <자문 밖 방방곡곡>이었다. 


이 전시는 평창동에 새롭게 생긴 공간인 삼세영갤러리에서 열렸다. 삼세영갤러리는 고미술과 현대미술을 각각 독립된 공간에서 동시에 선보이고 있는데, 현재는 전시 교체로 개관 소장품전인 <도자전>만 진행 중이다. 삼세영갤러리 자리는 예전에 출판사 자리로, 사무실로 사용되던 곳이라 내부 구조를 볼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전시 관람을 통해 건축물 안팎은 물론 평창동의 주변 지리 경관도 함께 무료로 감상할 수 있었다. 


삼세영갤러리에서는 현재 개관전 <도자전>이 진행 중이다.

삼세영갤러리에서는 현재 개관전 <도자전>이 진행 중이다. ⓒ박지영


현대미술 전시장에서는 자문밖 문화축제에 참여한 주민과 예술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었다.

현대미술 전시장에서는 자문밖 문화축제에 참여한 주민과 예술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었다. ⓒ박지영


도자, 회화, 영상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전시 관람은 물론 작가들이 만든 굿즈도 판매 중이다.

도자, 회화, 영상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전시 관람은 물론 작가들이 만든 굿즈도 판매 중이다. ⓒ박지영


작품 전시도 좋지만, 삼세영갤러리는 전반적으로 예쁜 카페 같은 느낌이다. 꼭 전시 관람이 아니더라도 건축물 관람을 위해 이곳을 방문하는 것도 추천한다. 게다가 올해까지는 방문객에게 맛있는 커피와 녹차를 갤러리 카페에서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 지역주민들과 방문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필자와 지인도 삼세영갤러리 카페에서 평창동 풍광을 감상하며 녹차와 커피를 마셨는데,  정말 동네 사랑방처럼 관장님 내외와 합석하게 되며 잠시 이야기를 나눌 기회도 가졌다. 불특정 다수에게 무료 음료를 내어주시는 게 분명 부담이 될 텐데도, 자주 놀러오라는 말을 처음 보는 필자 일행에게도 건네는 모습을 보며, 동네 사람의 ‘정’ 도 느낄 수 있었다. 당일 카페는 문화축제를 찾아온 시민들이 들린 옹달샘과 같은 역할을 해주었다. 현재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고, 전시 소식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면 된다. 

서울에는 문화예술인들이 거주하고 있는 동네들이 많다. 지역 특색을 입혀 지역주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있지만, 서울을 대표하는 지역 축제로는 아직 충분히 발돋움 하지 못했다. 구기동, 부암동, 신영동, 평창동, 홍지동은 북한산, 북악산, 인왕산으로 둘러싸여 자연환경과 역사유적이 풍부하고, 200여 명의 문화예술가가 살며, 가나아트센터, 토탈미술관, 김환기미술관, 김종영미술관, 영인문학관 등 70여 개 이상의 다양한 문화예술시설(박물관, 미술관, 문학관, 갤러리, 갤러리카페, 작가작업실, 공방 등)이 자리하고 있다. 대부분은 무료로 관람 가능하지만, 성격에 따라 유료이기도 하다. 


이 가을, 조금 느린 예술 산책을 원하는 시민이라면 물 한 병 손에 들고 이곳으로 마실 나와 보는 건 어떨까.  


사단법인 '자문밖문화포럼'


○ 주소 : 서울시 종로구 평창문화로 63

○ 자문밖 문화포럼

○ 문의 : 02-6365-1388

삼세영갤러리


○ 주소 : 서울시 종로구 평창 44길 2

○ 관람일시 : 화~토요일 10:00-18:00, 일요일 및 공휴일 10:00-17:00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 홈페이지

○ 문의 : 02-391-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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