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산시민청에서는 이야기 할머니와 독후활동을 하는 '삼각산동화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최은영
어린 시절 할머니를 만나면 옛날 이야기를 해달라고 졸라댔던 기억이 있다. 왠지 할머니가 해주는 옛날 이야기나 동화를 들으면 마음이 편해졌다. 그리고 할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상상하며 듣는 것이 재미있었다.
한솔수북 동화책 <눈이 되고 발이 되고> 동화구연 모습 ⓒ최은영
세상이 많이 변했어도 어린이들은 여전히 할머니가 해주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하지만 핵가족화되고 가족 형태가 많이 변화되어 할머니를 만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어린이들이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날 이야기나 동화를 들으며 오손도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는 없을까?
동화구연을 하며 어린이들에게 질문하고 있는 최기숙 어르신 스토리텔러 ⓒ최은영
동북권 지역(성북, 강북, 도봉, 노원) 어린이들은 할머니가 들려주는 동화 이야기를 삼각산시민청에서 들을 수 있다. 삼각산시민청에서는 할머니에게 듣는 동화구연 이야기 프로그램인 ‘삼각산동화책’을 마련했다.
삼각산시민청 '삼각산동화책'은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 30분부터 11시 30분까지 삼각산시민청 1동 2층 활짝라운지에서 열린다. 6~7세 동북권 아동교육기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솔수북 동화책으로 재밌는 동화구연을 들려준다.
할머니가 들려주는 재미있는 동화구연에 집중하고 있는 어린이들 ⓒ최은영
'삼각산동화책'에서 동화구연을 하는 이야기 할머니는 작가, 배우 등 전문가들에게 교육을 받은 어르신 스토리텔러 4기이다. 올해는 6명의 어르신 스토리텔러가 교육을 마치고 ‘삼각산동화책’ 동화구연에 들어갔다. 동화구연 후 책과 연계된 독후프로그램으로 서로 소통하며 책의 내용을 더욱 잘 이해하게 된다.
어린이들에게 독후활동 연극 시범을 보이고 있는 앙팡어린이집 교사들 ⓒ최은영
지난 9월 22일 ‘삼각산동화책’에는 앙팡어린이집 어린이들 20여 명이 참여하였고, 동화구연은 최기숙 어르신 스토리텔러(이야기 할머니)가 담당하였다. 한솔수북 동화책 <눈이 되고 발이 되어> 의 이야기를 듣고 보고, 독후활동으로 연극을 하며 책 내용을 더욱 잘 이해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솔수북 동화책 < 눈이 되고 발이되어 >는 서로 이웃에 사는 장님과 앉은뱅이의 이야기이다. 장님은 앉은뱅이의 다리가 되어주고, 앉은뱅이는 장님의 눈이 되어 서로 도우며 살아간다. 그러다가 금덩이를 얻는 복을 받아 이웃들과 나누어 쓰며 행복하게 산다는 이야기이다.
독후활동 전 연습을 해 보고 있는 어린이들 ⓒ최은영
이날 어린이들은 최기숙 어르신 스토리텔러가 재미있게 들려주는 동화를 들은 후, 책 내용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독후활동으로 2명씩 연극을 했다. 장님 역을 맡은 친구는 안경을 쓰고, 앉은뱅이 역을 맡은 친구를 부축하며 길을 간다. "서로 양보하고 때리면 안 돼요"라고 함께 외치며 연못으로 가서 금덩이를 발견한다. 장님은 눈을 뜨고 앉은뱅이는 일어서는 역할을 하며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
선생님에게 설명을 듣고 독후활동을 하는 어린이 ⓒ최은영
“보통 독후활동으로 책 내용과 관련된 그림을 그리거나 만드는 것을 했는데, 연극을 해본 것은 삼각산시민청에서 처음 해보았어요. 오늘 연극은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많이 도와주고 어린이들이 잘 따라 주어 재미있게 할 수 있었어요. 연극은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효과가 있습니다.”
독후활동 연극을 하며 앉은뱅이와 장님이 되어 서로를 돕고 있다. ⓒ최은영
최기숙 어르신 스토리텔러는 작년부터 삼각산시민청에서 어르신 스토리텔러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날은 서로 연극하는 것을 보며, 박수도 쳐주고 이야기도 해주어 더 의미가 있었다고 했다. "어르신 스토리텔러를 하면서 어린이들이 너무 즐거워하고, 학부모님들도 좋은 프로그램이라며 또 체험하러 오고 싶다고 하니 보람이 있었다"고도 말했다.
“아이들은 재미있게 이야기를 전달할 때 잘 듣고 집중도가 높아져요. 발표하는 것을 수줍어 하는 친구들이 있는 경우, 그 친구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요. 가령 수업 참여를 위해 손들라고 했는데, 기지개를 켜는 학생이 있으면 그 학생이 수줍어할 것 같아 다같이 기지개를 켜자고 하여 그 학생이 무안해 하지 않도록 해요.”
장님이 눈을 뜨고 앉은뱅이가 일어나는 장면을 연기 중이다. ⓒ최은영
최기숙 어르신 스토리텔러는 아이들이 수줍어하지 않으면서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연극할 때 미리 간단한 연습을 하고 무대에 서게 하기도 한다고 한다. 삼각산시민청에 바라는 점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어린이들에게 어르신 스토리텔러를 하기 위해 교육받을 때 참 좋았어요. 3월 응모해서 4월부터 8번 교육받았습니다. 작가, 연극배우 등 좋은 강사진이 교육해주어 기억에 남고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이때가 참 좋았고 다른 선생님들도 좋아하며 만족해했습니다. 하지만 열심히 배웠는데, 동화구연을 할 기회는 1년에 3~4번으로 너무 적네요. 어린이들은 동화구연을 많이 들을 수 있고, 어르신 스토리텔러는 동화구연을 더 많이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홍보도 꾸준히 되었으면 합니다.”
동화구연 교육 받는 것이 좋았다는 최기숙 어르신 스토리텔러 ⓒ 최은영
'삼각산동화책'은 이야기 할머니와 어린이들이 정을 나누며 동화책을 보고, 듣고, 재미있는 독후활동을 하는 유익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어린이들의 두뇌 능력도 여러모로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다만, 이야기 할머니가 동화구연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적고, 어린이들이 보다 많이 동화구연을 들을 기회가 적은 것이 아쉽다. 삼각산시민청을 비롯해 다른 기관에서도 이야기 할머니 동화구연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
이야기 할머니에게 동화구연도 듣고 재미있는 독후활동도 할 수 있는 '삼각산동화책' ⓒ최은영
'삼각산동화책' 프로그램
○ 주소 : 서울시 도봉구 삼양로 592, 우이신설역 솔밭공원역1번 출구 2층
○ 장소 : 삼각산시민청 1동 2층 활짝라운지
○ 문의 : 02-900-9669, 02-900- 97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