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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그 시절, '을지로~충무로역' 옛 감성에 접속!

  • 등록일 2022-12-29
  • 작성자 관리자

지하철 충무로역, 출구로 향하는 길에 '충무로 영화의 길'이 나온다. ⓒ윤혜숙
지하철 충무로역, 출구로 향하는 길에 '충무로 영화의 길'이 나온다. ⓒ윤혜숙


천만 서울시민의 발이 되어주는 지하철. 서울 전역을 연결해 주는 지하철 덕분에 넓은 서울 어디든 한 시간 안에 갈 수 있다. 교통 정체 없이 제 시각에 맞춰 목적지에 도착한다는 것이 가장 큰 특장점이다.

 

오늘날의 지하철은 문화, 기술적으로 나날이 진화하며 바쁘게 오가는 시민의 눈길을 사로잡고, 발길을 붙든다.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지하 보행로 디자인 프로젝트' 덕분에 볼거리가 더욱 다양 해졌다. 더 이상 인적이 드문 어두컴컴한 지하 통로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을지로3가역에서 을지로입구역으로 가는 통로에 '신한카드 을지로사이'가 있다.ⓒ윤혜숙
지하철 을지로3가역에서 을지로입구역으로 가는 통로에 '신한카드 을지로사이'가 있다. ⓒ윤혜숙


세운상가의 모습을 디지털 사진으로 만날 수 있다.ⓒ윤혜숙
'신한카드 을지로사이'에서는 세운상가의 모습을 디지털 사진으로 만날 수 있다. ⓒ윤혜숙


인쇄산업을 대표했던 '을지로'

 

기자는 평소에 을지로역을 자주 이용한다. 을지로 명칭이 붙은 지하철 역사는 을지로입구역, 을지로3가역, 을지로4가역이다. 을지로3가역에서 을지로입구역 방향으로 이어지는 기다란 통로가 있는데 과거엔 그 통로가 비어 있었다. 그곳을 지날 때마다 통로가 굉장히 넓다고 생각했다. 특히 저녁 늦게 통로를 지나칠 때면 괜스레 발걸음이 빨라지곤 했던 곳이다.

 

지난 2019년 10월 1일, 그 통로 가운데 을지로를 상징하는 전시물이 생겼다. 이곳은 '신한카드 을지로사이'라는 이름이 붙여져 있다. 세운상가 마이스터, 을지로 지역작가, 을지로 협업 아티스트, 독립미디어 등 을지로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이 참여해 볼거리가 다양하다.


을지로의 타일 도기 산업을 대표하는 전시물이 있다.ⓒ윤혜숙
을지로의 타일 도기 산업을 대표하는 전시물이 있다.ⓒ윤혜숙


세운상가 마이스터는 서울시가 선정한 16명의 기술 장인들의 집합체다. 전자·전기 분야에서 장인으로 인증 받은 분들이다. 서울시는 2017년부터 검증된 기술 장인들을 선별해 세운상가 공식 장인으로 인증하는 '다시·세운 프로젝트 마이스터 선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980년대 후반, 세운상가는 서울 시내의 전자상가로서 거의 독보적이었다. 세운상가에서는 전자제품 뿐만 아니라 LP, 카세트테이프 등도 도매로 판매됐다. 기자는 LP를 저렴하게 구입하기 위해 자주 드나들었다. 그곳에서 터줏대감처럼 자리를 지키고 묵묵히 일하던 분들이 장인으로 인정받아서 반갑다. 그러한 세운상가의 모습을 디지털로 보여주는 곳이 '신한카드 을지로사이'다.


을지로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낸 '디지털 갤러리'도 있다.ⓒ윤혜숙
을지로의 다양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표현한 '디지털 갤러리'도 있다. ⓒ윤혜숙


'신한카드 을지로사이'에는 을지로의 수많은 인쇄산업과 타일 도기 산업 등을 나타낸 작품이 전시돼 있다. 을지로에 작업실을 두고 활동하는 지역 작가나 을지로 장인들과 협업한 작가의 작품도 많이 마련됐다. 작품 전시 외에도 을지로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낸 '디지털 갤러리', 만남의 장소 역할을 하는 시계탑이 있는 '메트로 광장'도 있다.


'메트로 광장'은 을지로역을 오가는 시민들이 이용하는 만남의 광장이다.ⓒ윤혜숙
'메트로 광장'은 을지로역을 오가는 시민들이 이용하는 만남의 광장이다. ⓒ윤혜숙


을지로는 고구려 때 활약했던 을지문덕 장군을 기려서 그의 이름을 따온 명칭이다. 중구 태평로1가 서울시청 앞에서부터 중구 신당동 한양공고 삼거리에 이르는 약 3.5km에 달하는 구간이다. 

 

을지로역에 지역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전시물이 다양했음에도, 처음에 이곳을 지나갈 땐 그저 종종 걸음으로 지나가기 바빴다. 그 당시에는 공공미술에 대한 안목이 전무했다. 그런데 최근 서울 시내 곳곳에 공공미술 작품이 전시되면서 자연스레 '신한카드 을지로사이'에도 관심을 가지게 됐고, 전시된 작품들을 하나씩 천천히 살펴보게 됐다. 그동안 기자의 눈에 보이지 않았던 을지로에 대한 정체성이 더욱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이곳은 과거부터 인쇄소가 많았다. 특히 을지로3가역과 을지로4가역 사이인 인현동에 인쇄소와 제본소가 밀집돼 있어, '을지로 인쇄골목'이라는 별명이 생기기도 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전 산업 분야에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인쇄소도 예전의 영광을 뒤로 한 채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충무로역 역사 통로에 '충무로 영화의 길'이 있다.ⓒ윤혜숙
지하철 충무로역 역사 통로에는 '충무로 영화의 길'이 있다. ⓒ윤혜숙


영화산업을 대표했던 '충무로'

 

다음으로 기자가 자주 갈아타거나 하차하는 곳으로 충무로역이 있다. 충무로역사에는 '충무로 영화의 길'이 있다. 충무로 역사는 통로를 사이에 두고 좌우 벽면에 대종상영화제의 수상 장면, 영화배우 캐릭터 등이 전시돼 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대종상을 수상했던 영화의 포스터가 벽면에 가득하다. 영화 매니아의 시선을 붙잡을 만한 곳이다.


대종상 영화제 수상작이 한곳에 모여 있다.ⓒ윤혜숙
대종상 영화제 수상작 포스터들이 한 곳에 모여 있다. ⓒ윤혜숙


영화 포스터 앞에서 기자는 어떤 영화를 봤는지 하나씩 헤아려봤다. ‘아제아제바라아제’, ‘서편제’, ‘접속’ 등이 눈에 들어온다. 지금의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등장하기 전 극장에서 본 영화들이다. 예전에는 TV에서 주말이나 명절에 특집으로 방영해주던 영화 외에 지금처럼 쉽게 영화를 접할 수 없었다.


영화배우 캐릭터를 보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배우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윤혜숙
벽면에 그려진 영화배우 캐리커쳐를 보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배우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윤혜숙


충무로는 지하철 역사 통로에서 보듯 한때 영화의 거리로 유명했다. “영화를 찍으려면 충무로에 가야 한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곳은 영화의 메카였다. 충무로는 중구 필동1가 충무로역에서 청계3가 관수교까지 이르는 총 914m의 길이다. 이곳에는 과거 대형 영화관과 영화 제작사 사무실이 많았다.


지하철 역사 통로를 지나면서 작가들의 작품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윤혜숙
지하철 역사 통로를 지나면서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윤혜숙


우리나라가 한창 산업화했던 시기에는 각 지역을 대표하는 산업이 있었다. 규모의 경제에 충실하게 연관된 산업이 한 곳에 집중돼 있었다. 물론 교통·통신이 발달하기 전의 일이다. 이젠 알다시피 전 세계가 하나로 연결돼 있다.

 

인터넷을 통해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소식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을지로의 인쇄산업과 충무로의 영화산업은 이제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역사로 남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그 시대를 그리워하고 추억하는 사람들은 많다. 기자를 포함한 많은 시민들이 을지로역과 충무로역에서 잠시 아날로그 시절의 감성에 젖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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