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 거주하는 지역에서 자주 가는 운동, 산책 코스가 있을 것이다. 기자는 반포·여의도·이촌 한강공원 일대를
산책하거나 가까운 서달산(해발 179m, 국립현충원이 자리 잡고 있는 산)을 종종 오르곤 한다. ‘허밍웨이(Hum
ming Way)’라 불리는 동작역 반포천 제방길부터 시작해 한강 서래섬까지 갔다가 서달산 능선을 따라 걸으며
이수역에서 마무리 짓는 코스다.
현충원을 사이에 두고 앞뒤로 놓인 동작역과 이수역은 거리상으로는 그리 가깝지 않은데 특히 한강에 갔다가 서
달산을 통해 돌아오면 대략 1시간 반 ~ 2시간 정도 소요된다. 대체로 걷기 좋은 길이지만 한 차례 높고 긴 계단을
만나기도 하며, 야트막한 산을 계속해서 오르내리기 때문에 편안한 복장과 운동화, 물과 초콜릿 등 간단한 간식을
준비해 걸으면 좋다.
걷기 길 일부는 ‘동작충효길’이라 불리는 특별한 탐방코스를 포함하고 있는데 이는 동작구가 예로부터 충효의
고장으로 알려진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인근에 국립현충원, 효사정, 용양봉저정, 사육신 역사공원 등 충효 정신
을 느낄 수 있는 역사·문화공간들이 자리하고 있다.
동작충효길은 총 7개의 코스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중 기자가 걷는 길은 ‘충’을 테마로 충절을 기리는 추모의 길
인 ‘제2코스(현충원길)’와 ‘효’를 테마로 가족과 함께하는 길의 의미를 담은 ‘제3코스(한강나들길)’의 일부를 포함
하고 있다.
동작역으로 가는 반포천 제방길(허밍웨이) 인근에는 시인이자 수필가이신 피천득 님의 작품들로 조성된 ‘피천득
산책로’가 있다. 처음에는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이름을 딴 ‘헤밍웨이 길’로 알았지만, 전혀 상관없는 ‘허밍
웨이(Humming Way)’이다. ‘콧노래가 나오는 쾌적한 길’이라는 즐거운 의미가 담긴 곳이다.
키 큰 나무들이 우거지고, 반포천이 흐르는 모습을 보며 동작역, 더 나아가 한강공원으로 가는 허밍웨이를 걷는
일이 무척이나 즐겁다. 즐겨 찾는 산책 코스의 풍경을 공유해 본다.
‘콧노래가 나오는 쾌적한 길’이라는 즐거운 의미가 담긴 ‘허밍웨이(Humming Way)’. 이수교차로에서 동작역
및 한강으로 가는 길이다. ⓒ김아름
강물 따라 유유자적, 한강공원 산책
하부에는 한강 산책 전후로 스트레칭을 하거나 근력, 유산소 운동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운동 기구가 설치되어 있
동작대교와 반포대교 사이에는 서래섬이 있다. 서래섬 가는 길에 만나게 되는 물억새 군락지는 유년 시절 뛰어
서래섬은 사시사철 아름다운 곳이지만, 특히 여름날 오후 매직아워(골든아워) 때의 풍경이 환상적이다. 노을이
'노을카페'가 보이는 동작대교 전경. 오른쪽에는 '구름카페'가 있다. ⓒ김아름
동작대교 하부엔 스트레칭을 하거나 근력, 유산소 운동 등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운동 기구가 설치되어 있다.
벤치, 간이 화장실도 있어 잠시 쉬어가기 좋은 곳이다. ⓒ김아름
서래섬 가는 길, 물억새 군락지. 탁 트인 곳에서 한강을 바라보며 걸을 수 있다. ⓒ김아름
억새 사이사이에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김아름
계절의 변화와 서래섬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산책로 ⓒ김아름
서래섬은 지난 여름 발생한 폭우로 피해가 컸다.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모습을 보며 자연의 강인한
생명력을 느낀다. ⓒ김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