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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컴컴하던 미아리고개 고가도로 하부공간이 사람들로 활기가 넘쳤다. 지난 6월 18일, 미아리고개 마을장터 '고개장'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2015년 미아리고개 고가도로 하부의 버려져 있던 공간을 마을의 창조적 공간으로 되살리기 위해 지역 주민들과 예술가들이 힘을 모았다. 그렇게 탄생한 공간을 '미인도'라 이름 지었다. 미아리고개를 의미하는 ‘두루 미(彌)’, 사람을 뜻하는 ‘사람 인(人)’, 길을 뜻하는 ‘길 도(道)’로 사람과 사람을 잇는 길 위의 공간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미아리고개 고가도로 하부공간 조성 이후, 미인도는 동네 사람들을 이어주는 마을장터로, 아이들의 상상력이 가득한 즐거운 놀이터로, 일상의 예술이 꽃피는 무대로, 언덕길을 오르내리는 마을사람들의 쉼터로서 마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창조적인 문화예술 공간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공유의 가치를 함께 나누고 새로운 마을의 일상을 만들어가고 있다. 

마을장터 '고개장' 야외쉼터 공간에서는 수공예품, 먹거리 등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공정무역 제품들도 만나볼 수 있었다. ‘기다린 설탕’은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토양에서 사탕수수가 다 자랄 때까지 공정무역 원칙에 따라 아동노동, 강제노동 등 없이 공정하게 생산되는 제품이다. 생산자는 최저가격을 보장받으며 판매 금액 일부는 지역사회의 경제 및 환경 발전을 위해 투자된다. 마찬가지 방식으로 만들어진 건과일, 커피 등도 판매되었다.

아이들의 놀이터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었다. 딱지치기 게임을 통해 딱지왕을 가려내었는데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딱지왕에 도전하기 위해 긴 줄을 섰다. 마음처럼 쉽게 뒤집어지지 않는 딱지를 보며 안타까워 하는 것은 아이들이나 어른들이나 마찬가지였다. 중앙의 빨간 동그라미를 향해 활시위를 당기는 활쏘기와 페트병 뚜껑을 누가 더 멀리 튕길 수 있는지 멀리 튕기기 게임도 이뤄졌다.

미인도 실내는 멋진 공연장으로 꾸며졌다. 해금, 클라리넷, 피아노가 함께 한 음악 공연 ‘건반 위의 호리병’ 무대에서는 이색적인 음악 세계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록 밴드 ‘고기엔마늘’은 미아리고개를 뜨겁게 달구었다. 로또에 당첨되고 싶은 소소한 소망이 담긴 신곡 ‘LoTTo’를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끌어냈다.

어둡고 차가운 다리 밑의 공간에 조명이 들어오고 음악이 흘러나오니 180도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버려진 공간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미아리고개 하부공간 미인도는 2017년 서울시 생활문화지원센터로 인증받은 공간이다. 서울시의 생활문화지원센터는 시민이 주체가 되어 일상에서 생활예술 활동을 즐기는 공간이다. 서울시는 문화기반시설, 창작공간, 도시재생공간, 유휴공간 중 생활문화 활동을 활성화할 수 있는 공간을 선정하여 인증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미인도는 모든 사람에게 열려있는 마을의 공유공간으로 대관을 신청하여 사용할 수 있다. 공연이나 마켓 같은 큰 행사가 아니더라도, 반상회나 동아리 모임 같은 활동도 진행할 수 있으니 공간이 필요하다면 미인도를 활용해보자. 이용료는 무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