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숲 개념을 도입한 공원 양재시민의숲. 양재시민의숲은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당시 서울의 관문이었던 양재 요금소 인근 환경을 개선하고자 1986년에 조성했다.
현재 양재시민의숲은 북측과 남측으로 나눠 구성되어 있는데, 북측에는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 바닥분수, 어린이 놀이터 등이 있고, 남측에는 유격 백마부대
양재시민의숲 인근에는 ‘매헌’이라는 단어가 많이 보인다. 주변 도로부터 '매헌로'이며, 양재천을 건너는 다리의 이름은 ‘매헌교’, 인근 초등학교의 이름은 ‘매헌초등학교’다.
이는 양재시민의숲에 윤봉길 의사 기념관이 있기 때문이다. 윤봉길 의사의 호가 ‘매헌(梅軒)’으로, ‘한겨울 추위 속에서 향기를 내뿜는 매화의 고고한 기품과 충의 정신을 간직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 1926년, 윤봉길 의사가 19세 때 스승 성주록이 “나로서는 더 이상 가르칠 것이 없다”며 석별 기념으로 자신의 아호에서 글자를 취하여 지어 준 호가 ‘매헌’이다.
이에 서울시도 양재시민의숲 명칭을 윤봉길 의사의 호를 따서 ‘매헌시민의숲’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새로운 명칭으로의 변경을 위해 공원 이용객, 온라인, 지역주민 4,35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78.6%의 높은 동의를 얻은 ‘매헌시민의숲’을 서초구, 서울시의 지명위원회를 거쳐 국가지명위원회에 상정, 국가지명위원회가 9월 23일 명칭 변경을 최종 고시했다.
앞으로 포털과 서울스마트맵 등에 양재시민의숲이 아닌 '매헌시민의숲'으로 불리게 될 시민의 숲을 완연한 가을을 맞아 찾아 보았다. 먼저 남측부터 둘러보았다.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삼풍백화점 희생자 위령탑이다.
‘삼풍 참사 위령탑’이라 적힌 글귀는 다시는 대한민국에서 발생하지 않아야 할 인재(人災)이기도 하다. 전형적인 부실 공사에 의한 인재인 삼풍백화점 참사는 1995년 6월 29일 오후 삼풍백화점이 무너지면서 일어났고, 서울 한복판에서 502명의 사망자와 937명의 부상자를 낳았다. 그 참혹했던 현장을 떠올리며 묵념을 올렸다.
매헌로를 기준으로 남측은 삼풍 참사 위령탑과 대한항공 858기 희생자 추모비 등 한국 현대사의 비극을 추모하고 기억하는 공간으로, 북측은 윤봉길 의사와 관련된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이 있다. 개관 후 한 번 리모델링을 거쳤으며 현재는 윤봉길 의사의 생애와 업적, 훙커우 의거 등을 소개하고 있다. 윤봉길 의사 기념관 옆에는 윤봉길 의사의 동상이 있어, 손을 쭉 뻗은 윤봉길 의사의 늠름한 기상을 엿볼 수 있다.
북측으로 더 올라가면 어린이를 위한 놀이터가 보인다. 주말이라 그런가, 많은 어린이가 놀이터에서 놀고 있었다. 밝게 물들인 단풍과 은행의 조화가 참으로 아름다웠다.
이제 '매헌시민의숲'으로 바뀌는 양재시민의숲. 윤봉길 의사를 기리고 시민들의 의견 수렴을 거쳐 시민이 부르고 싶은 이름으로 바뀌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겠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찾은 매헌시민의숲은 1986년 조성 이후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서울 서남부 시민들의 좋은 벗이자 역사 교육의 장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었다.
매헌시민의숲
○ 주소 : 서울시 서초구 매헌로 99
○ 운영일시 : 연중무휴, 24시간 운영
○ 문의 : 02-575-38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