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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추석특집 문화로 토닥토닥] 작가와의 만남 - 신달자 시인 4편

  • 영상출처
    서울시 문화정책과-유튜브(문화로 토닥토닥)
  • 등록일
    2021-09-17

※ 해당 영상 제공처에서 영상 서비스를 중단할 경우 감상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내용

2021년 추석, 시인의 따뜻한 시 한편이 여러분의 안방으로 찾아갑니다.

이번 편은 신달자 시인의 작품 '국물'과 함께합니다.

남산골 한옥마을을 배경으로 신달자 시인이 직접 낭송하는 시 한편 감상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국물 (신달자)


메루치와 다시마와 무와

양파를 달인 국물로 국수를 만듭니다.

바다의 쓰라린 소식과

들판의 뼈저린 대결이 서로 몸 섞으며

사람의 혀를 간질이는 맛을 내고 있습니다


바다는 흐르기만 해서 다리가 없고

들판은 뿌리로 버티다가

허리를 다치기도 하지만

피가 졸고 졸고 애가 잦아지고

서로 뒤틀거느 배배꼬여

증오이 끝을 다 삭인 뒤에야

고요의 맛에 다가옵니다


내 남편이란 인간도

내가 만든 이 국수를

좋아하다가 죽었지요

바다가 되었다가 들판이 되었다가

들판이다가 바다이다가

다 속은 넓었지만 서로 포개지 못하고

포개지 못하는 절망으로

홀로 입술이 짓물러 눈 감았지요


상징적으로 메루치와 양파를 섞어

우려낸 국물을 먹으며 살았습니다

바다만큼 들판만큼 사랑하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몸을 우리고 마음을 끓여서

겨우 섞어진 국물을 마주보고 마시는

그는 내 생의 국물이고

나는 그의 국물이었습니다.


(이 영상은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을 문화예술로 위로하기 위한 온라인 프로젝트,

 [2021 문화로 토닥토닥]과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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