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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궁궐 트래킹 떠나볼까! 창경궁-종묘 '궁궐담장길'

  • 등록일 2022-08-01
  • 작성자 관리자

지난 7월 22일 ‘창경궁~종묘 복원사업’ 공사가 마무리되며 시민들에게 개방되었다.

지난 7월 22일 ‘창경궁~종묘 복원사업’ 공사가 마무리되며 시민들에게 개방되었다. 엄윤주


기존 율곡로를 터널로 지하화한 뒤 그 위에 흙을 덮어 녹지를 만들고 새로운 산책로가 조성된 것이다.

기존 율곡로를 터널로 지하화한 뒤 그 위에 흙을 덮고 녹지를 만들어 새로운 산책로를 조성했다. 엄윤주


지난 7월 22일, ‘창경궁~종묘 복원사업’ 공사가 마무리되고 ‘궁궐담장길’이 개방됐다. 공사기간만 12년, 일제가 갈라놓은 역사까지 되짚으면 장장 90년 만에 열린 길이다. 기존 율곡로를 터널로 지하화 한 뒤 그 위에 흙을 덮어 녹지를 만들고 새로운 산책로를 조성했다. 이번 개방에는 ‘복원’이라는 의미가 담겨있어 더욱 특별하다.


궁궐담장길은 340m의 거리로 복원되어 궁궐담장과 북신문을 지난다.

궁궐담장길은 340m의 거리로 복원되어 궁궐 담장과 북신문을 지난다. 엄윤주


원남동사거리 방향에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어 노약자와 교통약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원남동사거리 방향에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어 노약자와 교통약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엄윤주


조선시대 창경궁과 종묘는 담장을 사이에 두고 문으로 이어져 있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인 1932년, 지금의 율곡로가 만들어지며 분리되었다. 우리 국민이라면 모두 안타까워할 역사다. 새롭게 열린 ‘창경궁~종묘’간 산책로 이름은 ‘궁궐담장길’이다. 이 길은 340m의 거리로 복원되어 궁궐 담장과 북신문을 지난다.


궁궐담장길은 네 방향에서 진입 가능하다. 창경궁, 창덕궁, 서순라길, 원남동사거리 방향이다. 그 중 원남동사거리 방향에는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과거 모습 그대로 녹지를 최대한 연결하는 의미를 담아 우리나라 고유수종만을 선정해 약 760그루의 나무가 심어졌다.

과거 모습 그대로 녹지를 연결하고자 우리나라 고유 수종으로 약 760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엄윤주


필자가 실제로 걸어 본 궁궐담장길은 이름처럼 담장을 따라 이어진 모습이 인상 깊었다. 좌우로 창경궁과 종묘가 품은 숲이 울창해서 한여름 매미 소리도 가득히 울려 퍼진다. 이번 복원 공사에 우리나라 고유 수종만을 선정해 약 760그루의 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나무마다 이름표를 설치해 수종을 바로 알아볼 수 있다. 우리나라 고유종인 미선나무와 수수꽃다리, 좀작살나무, 국수나무 같은 작은 나무들과 큰 나무들이 어우러져 또 하나의 숲을 이룬다.


또 하나 인상 깊은 것은 창경궁과 종묘를 잇는 북신문이다. 이 문은 조선시대 왕이 비공식적으로 종묘 행차 때 이용한 문이다. 이 문에는 현판이 없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신위를 모시는 문에는 현판을 붙이지 않는다고 한다. 지금은 창경궁의 철문과 종묘의 북신문이 서로 닫혀 있지만, 문화재청과 논의하여 개방할 것이라고 하니 기대된다.


옛 모습을 기억하는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 어르신은 이번 복원공사로 만나게 된 궁궐담장길의 큰 감회를 전해주셨다. ?엄윤주

옛 모습을 기억하는 주민 어르신은 궁궐담장길에 대한 큰 감회를 전해주셨다. 엄윤주


서순라길에서 접어드는 궁궐담장길 통행로로 시민들이 산책에 나서고 있다.

서순라길로 접어드는 궁궐담장길 통행로에서 시민들이 산책하고 있다. 엄윤주


혜화동에 거주하시는 토박이 주민 최규채 어르신을 만났다. 어린 시절을 보낸 동네라 옛 모습을 생생하게 기억하신다며 궁궐담장길에 대한 남다른 감회를 전해주셨다. 과거 두 곳이 연결되어 있었을 때, 창경궁이 동물원으로 훼손된 시절, 고궁 안으로 원남파출소와 창경궁출장소가 있던 옛 이야기들을 생생하게 들려주셔서 잠시 시간 여행을 떠난 듯한 기분이었다. 어르신은 친구들에게 이번 궁궐담장길의 모습을 영상으로 보여주고 싶어 이곳을 찾으셨다고 했다.


궁궐담장길 개방 소식을 뉴스로 접한 후 인천에서 이곳까지 한달음에 오셨다는 중년의 부부는 “뉴스로 본 길을 직접 걸어보고 싶어 인천에서 일부러 찾아왔어요. 주변 고궁까지 함께 산책할 수 있는 서울 나들이였습니다”라고 말씀하셨다. 특히 삼삼오오 친구들과 먼 지역에서 일부러 찾아오신 분들이 많았는데, 앞으로 가장 핫한 서울 명소가 될 것 같다.


옛 담장과 새롭게 조성된 담장이 어우러져 새로운 역사를 잇고 있다.

옛 담장과 새롭게 조성된 담장이 어우러져 새로운 역사를 잇고 있다. 엄윤주


궁궐담장길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종묘와 창경궁을 잇는다.

궁궐담장길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종묘와 창경궁을 잇는다. 엄윤주


궁궐담장길은 문화재 사잇길인 관계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통행이 가능하다. 또한, 창경궁과 종묘를 각각 이어 관람하고자 한다면 두 곳의 휴관일도 참고해야 한다. 창경궁은 월요일, 종묘는 화요일이 휴무일이다.


궁궐담장길에서 서순라길로 발걸음을 이어가도 좋다. 종묘 서쪽 골목길로 옛스러운 돌담길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길에는 연결과 소통의 의미가 있다. 지난 역사의 아픔을 치유하듯 새롭게 열린 궁궐담장길에서 다시 시작되는 서울의 역사를 만난 듯 하여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