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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초 황도 풍어제 <만선풍장소리>

  • 등록일 2021-10-05
  • 작성자 관리자





 

명절에 듣는 우리소리 : 황도 풍어제 <만선풍장소리>


196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서해바다에서는 아주 많은 조기가 잡혔습니다. 북쪽의 평안도에서부터 남쪽의 전라남도에 이르기까지 서해 연안의 수많은 조기잡잇배들은 조기떼가 몰려드는 유명한 어장으로 조기를 잡으러 다녔습니다. 영광 법성포 부근의 칠산바다와 연평도 부근의 연평바다가 조기 어장으로 가장 유명한 두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배를 타고 간다고 해서 모두가 조기를 많이 잡는 건 아니었습니다. 조기떼가 어디로 몰려드는지 물속을 잘 알아야 하고, 경험도 많아야 하고, 운도 좋아야 합니다. 날씨가 궂으면 바다가 거칠어져서 위험한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어부들은 새해가 되면 올해도 무사히 조기를 많이 잡게 해달라고 바다의 신인 용왕님과 마을 수호신에게 제사를 지냈는데요, 충남무형문화재로 지정된 ‘황도 붕기풍어제’가 바로 그런 것입니다. 태안군 안면도 옆의 작은 섬인 황도의 어민들은 정월 초이튿날부터 밤을 새워 무당을 불러 굿을 하는 한편, 스스로 ‘배치기소리’를 하며 풍어를 기원했습니다.


원래 ‘배치기소리’는 조기를 많이 잡아 만선이 되어 돈을 많이 번 배가 마을로 돌아오면서 풍물을 치면서 흥겹게 부르는 노래인데, 정초에 풍어제를 지낼 때도 이 노래를 부르며 풍어를 기원하는 것이지요. 이 노래는 서해바다의 여러 가지 조기잡이소리 중에서도 가장 흥겹고 박진감 있는 노래입니다.


노랫말을 보면 조기를 많이 잡아 만선이 되어 배에 가진 장식을 하고 당당하게 돌아오는 모습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조기를 잡더라도 다 잡지 말고 양주(부부)만은 남겨두라는 어민들의 생태주의적 사고방식도 엿볼 수 있지요. 아무 생각 없이 마구잡이로 조기를 다 잡아버려 언제부턴가 조기의 씨가 말라버린 것이 현실이니까요.